모바일 메신저 시장, 네이버도… 다음도… KT도… “내겐 안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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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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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1500만 충성회원…‘선점효과’ 벽 못넘어후발업체 기능도 복잡해

약 1500만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따라잡기 위해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KT,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속속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2월 ‘네이버톡’을 출시한 데 이어 조만간 새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올레톡’이라는 KT판 카카오톡을 만들었고, 삼성전자도 갤럭시 시리즈에 들어갈 메신저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거의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습관처럼 카카오톡을 쓰고 있는 마당에 후발 업체들의 메신저가 얼마나 카카오톡을 위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후발 메신저 서비스들의 기능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 단순한 기능과 선점의 힘

네이버톡은 ‘포털 1위’라는 후광을 업고 등장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회사 측은 가입자 수를 묻자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오기 전까지 밝히지 않겠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실패의 원인은 블로그, 미투데이 등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허브’ 기능이 복잡해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NHN도 이 사실에 주목해 새로 선보일 메신저는 최대한 다르게 만든다는 생각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새 메신저는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 기능을 뺄 뿐 아니라 네이버의 대표색인 녹색도 사용하지 않아 마치 다른 회사의 메신저처럼 보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은 가입자 1000만 명을 넘어 카카오톡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기능을 추가해 휴대전화 통화료를 내지 않고도 음성 및 영상 통화를 할 수 있게 한 덕이다. 하지만 많이 깔리긴 했지만 가입자들이 자주 쓰지는 않는다. 다음 역시 마이피플의 하루 평균 메시지 거래량을 밝히지 않았다.

이는 카카오톡의 ‘선점 효과’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초기 한 명의 사용자가 3, 4명의 다른 사용자를 불러오기 때문에 처음에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면 만회하기 어렵다. 문자메시지 매출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모바일 메신저에 부정적이었던 이동통신사들도 ‘제 살 깎아먹기’ 우려 속에 최근 모바일 메신저를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KT는 ‘올레톡’이란 모바일 메신저를 선보이면서 ‘무료문자 500건’을 선물로 준다는 이벤트를 벌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료문자를 보내려고 모바일 메신저를 쓰기 때문에 휴대전화 문자를 무료로 보내는 선물을 준다는 마케팅은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했다.

○ 카카오톡의 과제

반면 카카오톡은 현재 가입자 수 1500만 명, 하루 평균 메시지 수 4억 건을 넘어서고 있다. 많이 깔린 데다 자주 사용되는 최고의 서비스다. 하지만 위협 요인은 있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서버 장애가 생기는 일이 잦다. NHN은 이 약점을 노려 자사(自社)가 갖고 있는 대용량 서버를 내세워 안정적인 모바일 메신저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이제범 카카오톡 대표는 “당장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하거나 수익모델을 만들기보다 안정적인 서버 운영으로 메신저 본연의 영역을 확고히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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