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금호석유화학 새 CI 만들고 사옥도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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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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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금호아시아나 강조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亂)’으로 퇴진했다가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이 복귀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형인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거리 두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9일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여수 고무 제2공장’ 준공식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탈(脫)금호아시아나그룹’ 행보의 일환으로 “기업이미지(CI) 교체, 사옥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시기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이 끝난 뒤”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호석유화학의 CI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빨간 날개를 연상시키는 ‘윙(wing)’이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이 로고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옥은 아직까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빌딩을 이용하고 있다.

박 회장은 “CI 교체나 사옥 이전은 검토하겠지만 사명 변경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석유화학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창업주인 선친의 정신이 녹아 있는 이름이기 때문에 바꾸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박 회장은 박삼구 회장 체제로 편입된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자신이 보유한 138만 주(1.53%) 정도의 주식을 보호예수(대주주의 지분을 일정 기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끝나는 6월 초에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종가 기준(1만4100원)으로 볼 때 매각 금액은 총 195억 원 정도다. 그는 “금호타이어는 선친이 애착을 가진 기업이어서 애정이 더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재무구조 개선 및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탈피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합성고무의 하나인 고합성부타디엔고무(HBR)를 생산하는 제2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3년간 1717억 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타이어, 신발 등에 쓰이는 HBR를 2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12만 t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또 여수 제2공장은 1개 생산라인 기준으로 1공장보다 생산성이 33%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의 HBR 생산 능력은 연 16만7000t에서 28만7000t으로 늘어나게 됐다. 김성채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세계 합성고무 시장 점유율도 현재 9.8%에서 10.4%로 높아졌다”며 “이번 증설로 연간 4000억 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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