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가 안전해? 금연약 처방이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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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5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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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과 흡연에 대한 8가지 오해와 상식들

새해 흡연에 대한 결심이 흐트러지는 시기다. 흡연을 심각한 질병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금연은 요원한 일이 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새해 흡연에 대한 결심이 흐트러지는 시기다. 흡연을 심각한 질병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금연은 요원한 일이 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올해 37살인 10년차 직장인 김 모씨는 1월1일 또 한번의 금연을 결심했다. 15년째 지속한 흡연 때문인지 감기와 무기력증 등 최근 부쩍 건강의 이상신호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금연 결심은 비단 올해만의 특이한 결정이 아니었다. 지난 수 년동안 '금연'이란 화두는 매년 반복됐지만 1월 중순이나 혹은 2월 초에는 반드시 깨어지는 연례행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김 씨는 올해 완전하게 다른 방법으로 금연에 접근했다.

과거와 달리 체계적으로 '금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을 통해 자신의 금연 사실을 지인들에게 주기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

인터넷 친구들의 격려에 금연 결심이 보다 확고해 진 것은 분명 큰 성과였다. 그러나 '금연에 대한 정보' 만큼은 개개인이 알고 있는 정보다 각기 달라 혼란스러웠다.

특히 니코틴에 대한 갈증이 심각해 질 때면 그는 최근 유행하는 '전자담배'를 피워야 할지, 아니면 니코틴 껌과 의지만으로 버텨야 할지 헷갈렸다.

주위에서 권하는 금연약을 먹어야 할지도 선뜻 결심하기 쉽지 않았다. 금연에 대한 정보는 널려있었지만 무엇이 정확한 정보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지식이 공유되지 않은 탓이다.

그런 김 씨가 트위터에서 '금연 전도사'로 통하는 국립암센터 명승권 박사(45)를 만나 금연에 대한 정보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명 박사는 금연에 대한 최신의 지식를 다루는 국립암센터를 대표하는 금연홍보대사로 활약 중이다.

한때 개그맨을 꿈꿨을 정도로 유쾌하고 다재다능한 그는 트위터나 자신의 저서를 통해 흡연과 금연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공유해왔다.

특별한 비법이 있다기 보다는 흡연을 질병으로 보고 적절하게 치료하자는 주장인 것. 그는 김 씨가 택한 "SNS나 블로그를 통한 금연 의지 천명이 매우 좋은 방법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전자담배에 대해 효과가 입증 안됐다며 "전자담배 같은 믿지 말고 상담과 운동을 통해 단호하게 금연을 결심하라"고 조언한다. 흡연이란 "우울증보다 치료하기 힘든 병"이라고 전제한 그는 "의지만으로 안될때는 적절하게 처방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라"고 충고한다.

■ 흡연과 금연에 대한 익숙한 오해 8문 8답
※ 답변 :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명승권 박사(가정의학과 전문의)

▶① 전자담배를 피워서 흡연욕구가 줄었다?

"그렇지 않다. 전자담배의 금연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긍정적인 보고도 물론 있었다. 2010년에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니코틴흡입기 만큼 흡연욕구를 줄이는 것으로 보고한 적이 있다. 문제는 이 연구가 전자담배회사의 후원을 받아 시행되었다는 것이다. 같은 시기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은 연구에서는 전자담배와 가짜담배와 비교 시 흡연욕구를 의미 있게 줄이진 못한다고 보고됐다. 즉 전자담배가 흡연욕구를 줄이며 이를 통해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② 그렇지만 전자담배는 무척이나 안전해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200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19종의 전자담배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에서 TSNAs 라는 담배특이니트로스아민이라는 발암물질과 디에틸클라이콜이라는 중독물질이 발견됐다며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2009년 세계보건기구 역시 현재까지 전자담배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니코틴 대제체인지에 대한 제대로 수행된 연구가 없기 때문에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과 독성시험을 시행해야하며 아직은 적절한 니코틴 대체제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③ 금연이 우울증 보다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

"우울증의 경우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면 약80%가 완치된다. 하지만 금연효과는 지금까지 나온 약물치료 중 가장 효과가 있는 약제(바레니클린: 상품명 챔픽스)를 복용하더라도1년 후 금연성공률이 30%내외에 불과하다. 즉 흡연은 우울증 치료보다 어려운 병이 맞다"

▶④ 흡연하면 체중이 줄지만 금연하면 살찐다?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니코틴은 식욕을 억제하고 우리 몸에서 대사를 증가시켜 칼로리를 소모하는 작용이 있다. 금연하게 되면 식욕이 증가하고 대사가 감소되어 칼로리가 축적되어 평균 5~10kg 정도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비만에 의한 건강의 위험도 크기 때문에 금연할 때는 규칙적인 운동과 적게 먹기를 병행해야 한다."

▶⑤ 금연의지가 우선인가? 전문가 진단이 우선인가?

"흡연자 중 30%는 금연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금연할 의지가 없는 사람은 치료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의사의 지속적인 흡연의 건강에 대한 폐해와 금연으로부터 오는 이익에 대해 설명을 듣는 다면 이 중 일부는 금연의지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⑥ 한때 유행한 금연침이나 니코틴 껌은 효과가 없다?

"금연침보다는 적절한 니코틴 껌 추천한다. 금연침의 효과에 대한 그동안의 12개 임상시험연구결과를 종합한 결과 6개월 이상의 금연성공률을 가짜침(연구목적을 위한)과 비교한 결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침을 금연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 편이다. 이에 반해 니코틴껌이나 패치는 1년 후 금연성공률을 보았을 때 가짜약(위약)에 비해 1.5배 성공률이 높았고 금연성공률도 약 15%내외인 것으로 보고됐다."

▶⑦ 왜 술자리에서 흡연이 더 즐거울까?

"술이나 담배는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도파민이라는 쾌감을 주는 물질의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흡연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논문이 많이 발표됐다. 담배를 적게 피우는 흡연자에서도 술 마시는 양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담배를 더 피우게 된다는 연구결과 역시 2005년에 나왔다. 한편으로는 술을 마시게 되면 자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흡연에 대한 자제력 역시 떨어져서 흡연양이 늘어날 수 있다. 즉, 술자리에 흡연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많은 흡연을 하게 되므로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라면 술자리를 피하는 게 좋다."

▶⑧ 금연상담 받는다고 담배 끊었다는 사람 본적 없는데?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금연상담전문가와 금연상담을 하면 6개월 이상 금연성공률이 10%이상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적어 보이지만 이는 자신의 의지만으로 시도했을 때 3~5% 정도인 것에 비하면 2~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분명히 금연효과가 있다. 공식적으로도 금연을 위한 치료방법으로 추천되는 방법이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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