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에 민관합동 국제곡물회사 세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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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 위해 메이저 안 거치고 직수입”

물가 불안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이르면 올 상반기 미국 시카고에 민관 합동 국제 곡물회사를 세운다. 10일 기획재정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곡물과 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13일 발표할 물가안정 종합대책에 이 같은 방안을 포함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주로 해외 곡물회사를 통한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제 시세가 출렁일 때마다 곡물 가격이 불안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민관합동 국제 곡물회사를 설립하면 안정적인 곡물 공급이 가능해 식품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 미국에 국제 곡물회사를 설립한 뒤 하반기부터 콩과 옥수수를 5만 t씩 들여올 계획이며 10년 안에 전체 국내 곡물 수입량의 30%가량을 이 회사를 통해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곡물은 옥수수 900만 t, 밀 370만 t, 콩 150만 t 등 총 1420만 t으로 거의 대부분이 해외 메이저 곡물회사에서 수입됐다.

정부는 독과점 상태인 해외 메이저 곡물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곡물을 들여오게 되면 연간 곡물 수입액의 5%가량인 200억∼300억 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곡물을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이나 사료 가격이 낮아지면서 전체 경제효과는 2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 정부는 11일 최근 설을 앞두고 구제역과 이상 한파로 급등하고 있는 농축수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 농축수산물 공급량을 최대 4배가량 늘리고 설 성수품의 가격을 매일 점검하는 것을 뼈대로 한 설 민생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7일 도매가격 기준으로 배추는 1주일 전보다 28.9%, 지난해보다는 242.2% 가격이 급등했다. 또 최근 구제역 여파로 돼지 경매 낙찰가격이 전날보다 8.1% 오르면서 안정세를 띠던 축산물 가격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매물가를 나타내는 12월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올라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보다 과일이 82.9%, 채소가 41.4% 오르면서 농림수산품 가격은 21.1% 상승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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