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서 차 112종 23만8984대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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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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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리콜’이었다. 도요타의 경우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리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지면서 다른 자동차 회사들까지 긴장시켰다. 올해 국내에서 이뤄진 리콜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15일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에서 실시된 자동차 리콜은 112개 차종에 23만8984대다. 차종과 대수 모두 2005년 115개 차종에 136만9000대 이후 가장 많다. 리콜 대수로는 국산차가 19만6711대로 82%를 차지하지만 차종은 5개 모델에 불과한 반면 수입차는 리콜 대수가 4만2000대로 전체의 18%이지만 차종은 107개에 이른다.

리콜 대수가 가장 많은 차종은 르노삼성자동차의 ‘뉴 SM3’로 5만9410대에 이른다. 이 차는 연료탱크 내 증발가스를 배출하는 밸브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리콜을 실시했다. 연료가 엔진에 잘못 주입돼 엔진 떨림 현상이 일어나 심한 경우 시동이 꺼지는 결함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리콜을 발표한 초기에 부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데다 휴가철까지 겹쳐 신속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원성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국산차의 리콜 차종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차량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아져서이기도 하지만 리콜에 소극적인 제조사들의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9월 조향장치 결함을 이유로 미국에서 판매한 YF쏘나타 13만9500여 대에 대해선 리콜을 실시했지만 같은 부품을 사용한 내수용 차에 대해서는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 당시 현대차는 “부품 결함이 아니라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국내에서 생산한 쏘나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은 “국내 소비자들을 차별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일반인이 리콜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무조건 나쁜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시행하는 리콜 대신 조용히 수리해 주는 일명 ‘무상수리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올해 초 현대차 ‘투싼ix’ 수동모델에서 클러치를 밟은 뒤 원위치로 되돌아오지 않거나 늦게 돌아오는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동호회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클러치가 원위치로 되돌아오지 않을 경우 엔진의 동력이 바퀴에 전달되지 않아 차가 갑자기 멈추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안전과 직결되는 결함이었지만 현대차는 리콜 대신 무상수리를 실시했다.

수입차의 리콜 대상 차종이 많은 것은 수입차 회사들이 도요타 리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리콜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판매 대수가 적어 리콜 부담이 작은 것도 수입차 회사들이 리콜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이유다. 충돌 사고 발생 시 등받이와 목받침이 기준치를 초과해 뒤로 움직여 상해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리콜에 들어간 포드 익스플로러의 경우 해당 차량은 단 4대였다. 올해 1만 대 이상 리콜된 6개 차종 중 수입차는 렉서스 ES350이 유일하다.

신재승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연구위원은 “자동차 회사들이 과거보다 리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소비자들도 자동차에 작은 결함이라도 있으면 바로 신고하면서 올해 리콜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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