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코리아 파워]칠레…페루…베네수엘라…바하마… 중남미, 한국 건설사 하면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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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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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따라가기보다 신대륙” 에너지 플랜트 최강자 부상
작년 매출 7조원 육박… “두고보라, 2018년엔 글로벌 20위”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정동화 사장 취임 이후 창사 이래 최대인 매출 6조7000억 원, 세후이익 3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에는 글로벌 20위권의 건설회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만든다는 비전도 세웠다. 어려운 시기에 뛰어난 경영성과를 거둔 원동력은 발 빠른 신시장 개척과 신성장동력 발굴이었다.

정 사장은 “국내 대형건설사로는 최초로 2006년 12월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중남미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해 칠레, 페루 등 중남미 국가의 문을 두드렸다”며 “해외 진출 역사가 짧은 만큼 선발 주자를 따라 중동을 향하는 대신 차별화된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 길을 따라가기보단 새로 길을 만들자

포스코건설은 2006년 칠레의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 착공을 시작으로 중남미 에너지플랜트 건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서북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산업도시 벤타나스에 공사비 3억7000만 달러(약 4150억 원)을 투입해 건설한 240MW급의 석탄화력발전소로 지난해 12월 말 성능보증시험을 성공리에 마치고 전력 생산에 들어갔다. 국내 건설사 최초의 중남미 에너지플랜트 시장 진출이자 국내 최초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턴키 프로젝트였다.

1월 실시한 발전시설 최종 성능시험에서는 계약보증조건보다 4% 이상 향상된 252.2MW의 발전출력을 기록했다. 열소비율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향상돼 향후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에 대비해 리히터 규모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도 적용됐다.

정 사장은 “환경안전, 내진설계 등을 포함한 각종 규제가 유럽 선진국만큼이나 까다로운 칠레 정부의 인허가 기준을 만족시켰다”며 “중남미 건설 시장 진출의 의미를 넘어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중남미 시장에 처음 진출한 만큼 발주처와의 상생협력과 신뢰관계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이미 테스트까지 통과한 공정임에도 불구하고 공기 준수의 부담을 안고 효율성이 더욱 높은 자재로 교체하기까지 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반개량 공사부터 전 직원이 24시간 철야 교대근무를 하면서 공사기간을 단축시켰고 현지 업체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칠레의 관행적인 시간 지연을 극복했다. 정 사장은 “현지 정부와 국민에게 ‘한국 기업이 하는 모든 것은 확실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며 “포스코건설이 중남미의 강자로 도약하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 중남미의 에너지플랜트 강자로 도약

이후 포스코건설은 칠레에서 2007년 270MW급 캄피체와 520MW급 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를 연속 수주했다. 올해 3월에는 칠레의 민간발전사업자인 콜번 사와 발전용량 400MW급 산타마리아2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EPC 일괄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7억 달러(약 7700억 원). 이로써 칠레에서만 24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플랜트를 수주해 중남미 지역에서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포스코건설은 칠레에서 보여준 탄탄한 기술력 및 발주처와 쌓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페루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지난해 페루에서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830MW급 칼파 복합화력발전소를 수주했고 여세를 몰아 올해 다시 페루에서 2억9000만 달러 규모의 810MW급 칠카우노 복합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진출한 페루 에너지시장에서 2년 연속으로 복합발전소를 수주해 입지를 굳힌 것.

이 밖에도 6월 서인도제도의 바하마에서 유류 저장서비스 제공업체인 보르코 사와 2억5000만 달러(약 2900억 원) 규모의 오일탱크 증설공사를 위한 EPC 일괄계약을 맺었다. 포스코건설은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에 지사를 운영하면서 성공적인 사업 수행과 인근 국가로의 진출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중남미에서의 성공은 다른 지역으로 이어졌다. 5월 우즈베키스탄이 발주한 고속도로 3개 공구 공사(총 91km) 계약을 체결하고 캄보디아에선 이 지역 부동산 개발 회사인 바타낙 프로퍼티사가 발주한 바타낙 캐피털타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9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수전력청인 아드위아가 발주한 4억3900만 달러 규모의 담수저장 및 회수설비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앞으로 해외사업을 다각화해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 육성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인재 육성 시스템인 ‘해외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 두바이 베트남 칠레 등 회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진행할 곳에 직원을 파견해 그 지역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학비 및 부대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현지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고 인맥을 구축해 향후 해외 시장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정 사장은 “해외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조기 선발해 어학교육을 강화하고 젊은 직원들을 세계 여러 국가로 보내 해외사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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