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세계 10위권 철강사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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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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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제철소 2고로 가동… 조강생산능력 올해 800만t 늘려 年 2000만t으로
1고로 이어 10개월만에 완공 “車 강판 전문 제철소로 육성”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3일 충남 당진군 현대제철 제2고로 화입식에 참석해 고로 하단부에 첫 불씨를 넣고 있다. 현대제철은 2고로 완공으로 연간 2000만 t의 쇳물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사진 제공 현대제철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3일 충남 당진군 현대제철 제2고로 화입식에 참석해 고로 하단부에 첫 불씨를 넣고 있다. 현대제철은 2고로 완공으로 연간 2000만 t의 쇳물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사진 제공 현대제철
지름 17m, 높이 110m의 대형 고로에서는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웅∼’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23일은 현대제철이 이 거대한 고로에 첫 불씨를 넣는 날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 당진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을 한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제2고로 화입식을 하게 됐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세계 10위권의 철강회사가 됐다. 23일 2고로 화입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채 손을 흔들고 가벼운 경례까지 하며 들어온 그는 “짧은 시간에 2고로까지 가동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의 맏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셋째 사위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도 참석했다.

2고로의 연간 생산량은 400만 t이다. 1월에 가동을 시작한 1고로와 동일한 사양으로, 1년 안에 조강생산능력을 800만 t으로 늘린 것은 세계 철강사에서도 선례를 찾기 힘들다.

현대제철이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속에서도 고로 건설을 계속 추진할 수 있었던 데는 정 회장의 특별한 관심이 뒷받침됐다. 그는 2고로를 짓는 동안 일주일에 1, 2회씩 직접 건설현장을 찾을 만큼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현대제철은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400만 t 고로설비 2기를 보유함으로써 기존 전기로 생산량과 합쳐 연간 조강생산량 2000만 t 규모의 세계 10위권 대형 철강사로 발돋움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1, 2고로를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전기로는 자동차 강판용 고급 철강제품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회사 측은 “자동차용 강판은 강하고 가벼우면서 정교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가공성도 좋아야 한다”며 “현대제철연구소의 기술 개발력을 밑바탕으로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현대·기아차에 적용되는 자동차 강판 종류의 70%를, 2011년까지 99%를 개발 완료하고, 2013년부터는 초고강도강 등 자체적인 신강종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우유철 당진제철소장은 “우리가 만든 열연제품 중 3분의 1은 자동차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는 건설, 조선 등 일반산업용으로 쓸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1고로 운영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고로의 정상화 시기는 좀 더 앞당겨 내년 1월이면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제3고로를 추가 증설할 계획이며 증설 시기는 미정이다. 우 소장은 “지금 제철소에서 공터로 남아 있는 부분은 3고로 자리”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증설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진=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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