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돌 맞은 아모레퍼시픽 제2연구동 ‘미지움’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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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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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대표 비전 제시 “수출 늘려 2015년 글로벌 톱10 진입”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지은 제2연구동 ‘미지움’ 전경. 연구원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기 위해 건물 내부에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사진 제공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지은 제2연구동 ‘미지움’ 전경. 연구원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기 위해 건물 내부에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사진 제공 아모레퍼시픽
2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내 제2연구동 ‘미지움(美智um)’ 한방화장품연구팀의 연구 공간에 들어서자 진한 한약 냄새가 났다. 연구동은 보안 문제로 평소 비공개 지역이지만 이날 ‘미지움’ 준공식을 맞아 일부 구역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설화수’ ‘한율’ 등 한방화장품 제품개발을 연구하는 이 팀은 홍삼에서 피부에 유효한 성분을 추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홍삼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희귀한 진세노사이드라는 성분을 대량 제조하는 이 기술이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 선정됐다. 다른 편에서는 한 연구원이 꿀에 버무린 한약재를 옹기에서 덖고 있었다. 선반은 진피, 인삼, 치자, 관중, 길경 등 각종 약재가 담긴 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연준 연구원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지금의 글로벌 브랜드 ‘설화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아모레의 원동력은 R&D

이날 용인 기술연구원에서 연 창립 65주년 및 제2연구동 ‘미지움’ 준공 기념 간담회에서 서경배 대표(사진)는 “지속가능기업의 DNA가 아시안 뷰티를 바탕에 둔 연구기술력에 있음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레는 콩, 인삼, 녹차를 중장기 3대 핵심원료로 선정하고 피부 특성에 기반한 세포체 및 유전체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방침이다. 현재 330명인 연구원 수도 2015년까지 500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중장기 글로벌 사업의 핵심 지역인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럭셔리 시장에서는 ‘설화수’, 대중 타깃 시장에서는 ‘마몽드’를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설화수’는 미국 니먼마커스, 노드스트롬 및 중국 최고급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에 300여 개의 매장이 있는 마몽드는 앞으로 1000개까지 늘리는 한편 방문판매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서 대표는 “전체 뷰티 매출의 12%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 비중을 2015년 29%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10대 브랜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의 적자가 거의 상쇄된 것이 주가에 반영돼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해외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아모레는 6월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31일 115만 원을 돌파했다.

○ 美를 만들어나가는 집, 미지움

제2연구동 미지움은 아모레가 포르투갈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 씨와 5년에 걸쳐 콘셉트를 논의한 끝에 태어난 건물.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총 2만6000m²(약 7865평) 규모다. 넓고 탁 트인 실험 공간, 팽나무가 있는 중정(中庭), 연구원들의 감성과 창의성을 자극하기 위해 설치한 예술 작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서 대표는 “이 건물을 만들어나갈 때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발견)’라는 단어를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공간이 생각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 자연광을 즐길 수 있는 쾌적한 공간에서 연구원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연구하기를 기대합니다.”

서 대표가 미지움에서 가장 즐겨 찾는 곳은 향료연구팀 연구실이다. 이곳에 서면 큰 창으로 정원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그 가운데 영국 조각가 앤서니 곰리 씨의 작품 ‘북쪽의 천사’가 서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동양과 서양의 세계관을 함께 담고 있는 작품으로 아시아의 미를 전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비전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용인=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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