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종합상사 품고 ‘글로벌 그룹’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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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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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 3조3724억원에 인수… 포스코 3.0 비전 본격 가동

포스코가 철강기업이라는 한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삼성이나 현대 LG처럼 종합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포스코는 30일 과거 대우그룹의 상사 부문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날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공동매각협의회 대표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종합 그룹으로의 도약’이라는 포스코의 비전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통해 철강 본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포스코 패밀리’(포스코와 29개 계열사 그룹)의 동반 성장을 위한 시너지 효과도 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룹 경영’ 본격 궤도 올라

포스코는 캠코로부터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중 약 68%인 6868만1566주를 3조3724억 원에 사들였다. 이는 입찰 당시 제안했던 3조4602억 원에서 2.54%(878억 원) 하향 조정된 가격이다. 포스코는 인수대금 전액을 외부 차입 없이 자체 보유 현금성 자산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주식양도 및 잔금납입은 다음 말까지 완료된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무역, 자원개발, 신사업 개발 등 세 가지 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 2018년까지 매출액 20조 원, 해외 지사 100개 이상을 갖춘 굴지의 글로벌 네트워크 컴퍼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우선 중동, 아프리카 등 미개척 시장에서 철강 판매를 강화하고 대우인터내셔널이 호주 내러브라이 유연탄 광산,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등에서 쌓아 온 자원개발 노하우를 흡수해 포스코의 철강원료 확보 등에도 도움 받겠다는 구상이다. 또 마그네슘, 리튬, 티타늄, 지르코늄 등 희소 금속 확보 능력도 배가시킴으로써 포스코가 글로벌 종합 소재 공급사로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해외 에너지 탐사 개발사업에서 포스코건설, 포스코파워 등 기존 계열사와 함께 해외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해외 신도시 개발이나 해양 구조물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신사업도 함께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합병 후 통합’ 성공 여부가 관건

포스코 내부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향후 경영 성적표가 종합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포스코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인 데다 사업 부문도 그간 포스코가 해오던 분야와는 상당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즉, 이번 인수는 포스코가 비철강 부문 기업 운영에서도 두각을 드러낼지, ‘포스코 3.0’이라는 비전을 실현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포스코 3.0은 철강뿐만 아니라 비철강 부문의 성장을 통해 2018년까지 총매출 10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포스코의 연결기준 총매출은 약 37조 원이다.

따라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인력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수 후 통합작업(PMI)의 핵심이 “인력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PMI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존 인력 활용과 서로 다른 기업 문화를 통합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의 인력은 6월 말 기준 본사 근무 직원, 주재원, 해외지사 현지채용 인원 등을 모두 합쳐 2637명이다. PMI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동희 전 포스코 사장이 맡는다. 이동희 전 사장은 6월 30일부터 대우인터내셔널 PMI 추진반장으로 일해 왔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이유로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하향조정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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