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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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9일 14시 19분


불법복제로 멍들어가는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

IT강국 코리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말은 당연한 일임과 동시에 사실이었다. 전 세계 약 200여 개의 나라 중 한국이 2007년 3위를 차지했다면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하지만 2010년 현재에는 이 단어가 퇴색해 버렸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국가별 네트워크준비지수에서 한국이 2008년 9위에서 2010년에는 3년 연속 하락한 15위를 차지했으며, 영국이 발표한 IT산업경쟁력지수에서도 2007년 3위에서 13계단이나 추락해 2009년에는 16위에 머물렀다. IT강국을 자랑하던 코리아에 위기이며 이것이 부정할 수 없는 한국의 현주소이다.

이 같은 원인은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소프트웨어불법복제에 따른 지적재산권 침해로 분석된다. IT와 소프트웨어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니고 있는 만큼 IT, 정보통신 정책의 중심에는 항상 소프트웨어산업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면 나비효과처럼 다른 산업의 성장 역시 더딜 수 밖에 없다.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들 중 연간 매출 300억원 이하, 인력 300명 이하인 기업이 99.8%에 달한다. 2008년 기준 매출 300억원을 넘긴 기업은 단 3개의 업체에 불과하며, 매출액이 100억원도 안 되는 기업이 대다수에 이른다. 2008년 한국MS사의 매출액이 8,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너무도 큰 수치라 생각된다.

사무용오피스 소프트웨어 부분의 한글과컴퓨터의 매출액이 344억원이지만 이 중 개인에게 판매된 매출은 단 1%도 되지 않는다. 이름난 업체도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일본어 번역기 이지트랜스 경우, 한일 번역 프로그램 개발에 약 80억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을 들여, 일본어 번역을 했을 때 문맥이 어색하지 않고, 문장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일본 게임 번역, 논문 번역 등을 위한 유저들의 불법 다운로드가 늘고 있어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불법복제에 따른 피해 상황이 너무도 심각하다며, 최근에 들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에 회의감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불법복제에 따른 지적재산권 침해가 계속 된다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많은 중소 기업의 경우 회사를 유지하는 것 조차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복제는 엄연한 범죄행위다. 법으로도 금지하고 있는 사항이며, 개인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불법복제로 인해 한 기업이 문을 닫고, 그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실업을 겪게 된다. 나아가 한국 IT산업의 퇴보와 국가 경쟁력을 상실케 하는 크나큰 문제이다. 관련 업체에서는 불법복제물을 올리는 헤비업로더에 대한 명확한 증거물까지 확보하고 있지만, 단속대상은 너무 많고 이를 단속해야 할 경찰들은 다른 업무와 겹치는 등의 인력부족 현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검.경찰측 또한 부족한 인력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를 다른 업무와 비교하여 자칫 사소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 더 강한 단속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끝으로 국내 소프트웨어는 왜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지 못하냐는 생각을 가지기 이전에, 개발비 투자에 너무 많은 위험요소가 내재되어 있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사용자들이 먼저 생각해야 한다. 또한 불법복제가 국내 산업 발전을 망치고 있다는 자각과 함께 정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이다.

도움말: 이지트랜스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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