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용카드 “지갑카드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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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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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줄서서 주문하니? 난 앉아서 결제까지 한다

KTH-KB ‘U&D’ 휴대기기
모바일-기존카드 함께 사용
무선인터넷으로 어디서나 OK

하나SK ‘T스마트페이’
스마트폰에 8가지 카드정보
할인혜택 큰 카드 골라 결제


커피숍에서 긴 줄을 서서 주문하는 대신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카드로 결제까지 끝낸다. 커피가 나오면 집어오기만 하면 된다. 지갑에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넣는 대신 스마트폰에 여러 종류의 신용카드 ‘정보’만 담아 다닌다. 결제를 할 땐 할인 혜택이 큰 카드를 화면으로 선택한 뒤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대면 된다.

이는 이미 이뤄졌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보편화될 새로운 신용카드 서비스다. 그동안 기술의 한계와 카드사, 통신사 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미뤄져온 모바일 신용카드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얘기다. 와이브로 등 차세대 통신기술이 등장해 통신료가 낮아졌고,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덕분이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의 합작법인 설립 등 통신업계와 금융권의 협력 사업이 늘어난 것도 이런 발전을 도왔다.

○ 성큼 다가온 모바일 카드 시대

KT의 인터넷 자회사 KTH는 지난달 말 KB카드와 함께 ‘U&D’라는 휴대기기를 선보였다. KT의 와이브로 무선인터넷 기술을 사용해 어디서나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가 되고 웹서핑도 할 수 있는 이 단말기는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꽂아 온라인쇼핑 등에 사용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단말기에서 이 카드를 뽑아내 보통 카드처럼 쓴다.

KTH와 KB카드는 앞으로 이 기기를 이용해 커피숍이나 영화관, 패스트푸드점 등 줄을 서야 하는 곳에서 줄을 서지 않고, 자리에 앉아 주문과 결제를 마치는 이른바 ‘싯다운(sit-down)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비자는 시간을 절약하고, 업소는 계산대 업무 직원의 인건비를 덜 수 있는 방식이다. 휴대전화와 별도로 단말기를 하나 더 들고 다녀야 하는 건 단점이다. 서비스를 준비한 KTH 플랫폼사업단의 이재성 팀장은 “최종적으로는 스마트폰과 결합하는 사업 모델을 꿈꾸고 있지만 기존 방식의 신용카드도 활용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SK카드는 ‘T스마트페이’라는 새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놓았다. 최대 8종류의 카드 정보가 스마트폰 속 전자태그(RFID)에 저장돼 있어 결제할 때마다 할인폭이나 혜택이 큰 카드를 화면에서 골라 쓸 수 있다. 다만 카드를 ‘긁는’ 대신 접촉만으로 카드 정보를 읽는 단말기가 필요해 현재는 할인점 홈플러스 등 일부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S’를 선보이면서 가맹점도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 소규모 자영업자도 모바일 카드

최근 미국에서는 스퀘어라는 회사의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가 화제다. 스마트폰을 카드 단말기로 바꿔주는 서비스인데, 일회용라이터 절반 크기의 신용카드 단말기를 스마트폰의 이어폰 단자에 꽂으면 스마트폰이 매장의 카드 단말기 역할을 한다. 단말기를 살 필요도 없고, 움직이면서 카드로 돈을 받을 수 있다. 노점상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 게다가 스퀘어는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하는 통신망 운영업체 역할을 맡으면서 카드 수수료도 1%포인트가량 낮췄다.

또 스퀘어가 거래 정보를 기억하기 때문에 가맹점은 ‘단골 고객’을 확인할 수 있고 소비자는 주변의 이벤트가 있는 매장 소식을 스마트폰에서 받아볼 수 있다. U&D 단말기를 만든 슬림디스크의 정진만 사장은 “사용자가 현재 있는 곳의 위치 정보와 인근 매장의 행사 정보를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 모바일 신용카드 시장이 가진 새로운 장점이자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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