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유승록 하이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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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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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안정적 수익률, 첫째 조건은 분산”

사진 제공 하이자산운용
사진 제공 하이자산운용
“이름만 들어도 고객들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안정적인 펀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2008년 9월 취임 이후 줄곧 내부 혁신을 통해 체제를 정비해 온 유승록 하이자산운용 대표(사진)의 요즘 화두는 ‘신뢰’와 ‘안정성’이다. 16조 원을 관리하던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팀장에서 자산운용사 대표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9개월째를 맞은 그는 “최근의 펀드 대량 환매 사태는 잘못 운용한 한두 개 펀드가 공든 탑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멀티매니저 제도’ 도입
펀드수익률 꼴찌서 13위로


그는 “위험관리 없이 공격적으로 설정된 펀드는 당장의 수익률은 좋을지 몰라도 결국은 운용사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신뢰를 먹고사는 자산운용사에 이는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 그룹주 펀드나 랩어카운트 상품 등으로 쏠리는 현상에 대해선 “위험하다”고 단언했다. 특정 업종이나 그룹에 투자금을 몰아넣는 테마펀드들은 상황이 안 좋을 때 한꺼번에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주력 투자대상으로 삼기엔 부적절하다는 것.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그가 내세우는 제1의 가치는 ‘분산’이다. 취임 후 3개월째부터 전격 도입한 ‘멀티매니저제도’는 분산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제도는 한 펀드를 여러 명의 펀드매니저가 나눠 운용하고 그 성과에 따라 성과보수를 달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라면 기존엔 3, 4명의 펀드매니저가 팀을 이뤄 도제식으로 함께 운용했지만 이 제도 아래서는 400억, 300억, 300억 원 등으로 매니저별 투자금액을 할당한다. 매니저들은 최초에 할당 받은 설정액을 기준가격으로 삼아 하루 단위로 계산된 수익률로 각자의 성과를 검증받는다. 성과가 좋으면 수익률의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로 받고 추가로 큰 규모의 다른 펀드 운용도 맡게 된다. 반면 성과가 나쁘면 보수에 불이익을 받고 새로운 펀드도 맡을 수 없다.

그는 “투자자가 한 펀드에 투자한다고 할 때 종목은 물론이고 펀드매니저까지 분산돼 있어 최악의 상황이라도 수익률이 중위권 이하로 밀려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43개 운용사 중 43등으로 꼴찌였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13위로 치솟았다.

현대重 계열사 장점 활용
올해 선박펀드 주력 내세워


하이자산운용은 올해 주력 펀드로 저축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은 ‘선박 펀드’를 내세우고 있다. 6월 4일 25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내놓았고 이달 말에는 공모형 선박펀드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선박펀드는 운임 수익에 따른 배당과 나중에 배를 팔 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안정적이고 최근 운임지수 등이 바닥권이어서 상승 여력이 높다”며 “현대중공업 계열 자산운용사라는 강점을 살려 기관은 물론이고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를 만족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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