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봉의 돈 되는 부동산]도시형생활주택에 눈 맞출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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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구 중 1가구꼴 ‘1인가구’

국내 1인 가구 수는 급속도로 늘고 있다. 1인 가구는 5가구 가운데 1가구로 총 350만 가구에 이른다. 주민등록이 안 된 1인 가구를 감안하고 늘어나는 속도를 계산하면 머잖아 3가구 가운데 1가구가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러한 추세는 부동산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중대형 아파트는 남아돌지만 1인 가구의 수요를 맞춰줄 소형주택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1인 가구 수요에 맞는 주택을 공급하고자 2009년부터 도시형생활주택을 내놨다. 이어 2010년 5월 20일 개정을 통해 주차장 기준과 전용면적 기준을 더 완화하는 등 도시형생활주택을 더 구체화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말 그대로 도시에서만 건축 가능한 소형주택이다. 기존 다가구, 다세대와 다른 것은 전체 건축 가구수가 20채 이상이어야 하고 가구당 거의 1대꼴로 주차장을 만들어야 했던 종전의 건축 기준을 대폭 완화해 1, 2인 가구를 겨냥했다는 점이다.

토지 소유주와 개발사업자, 주택임대사업자, 실수요자 모두 도시형생활주택에 관심이 높다. 시행자는 채산성이 높아졌고 주택임대사업자는 까다로운 임대주택 기준과 연 8% 정도의 수익률을 충족할 수 있는 임대사업용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실수요자들은 고시원보다 생활환경이 좋고 오피스텔보다는 저렴한 새로운 주거시설을 기대할 수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당초 단지형 다세대와 원룸형, 기숙사형으로 시행됐으나 이번 개정으로 기숙사형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전용면적이 늘어나고 가구 수가 많아진 원룸형 생활주택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12∼50m²로 지을 수 있는 원룸형 생활주택은 개인이면 30채까지 건축할 수 있고 조건을 갖춰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하면 300채까지 건축할 수 있다. ‘초미니’ 아파트라 불릴 만한 이 주택모델은 설계 디자인 마케팅 분양 임대 등 기본 요소만 갖춘다면 앞으로 몇 년간은 꾸준히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데다 임대도 잘되고 잘 팔리는 사업성 있는 상품으로 보인다.

건설업자 시각에서 보면 도시형생활주택은 건축비 50% 이내에서 싼 이자로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가구별 분양이 가능하다. 또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니며 조립식 주택으로도 건축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 가격에 일정 면적의 토지를 구할 수 있다면 사업성을 맞추기도 어렵지 않다. 매입임대사업자로서는 필요한 수량만큼 한꺼번에 매입해 수익률을 맞추면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임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가구별 매입금액이 가구당 3억 원 이하여야 한다는 임대주택 조건도 맞출 수 있다. 실수요자는 오피스텔처럼 한 채만 매입할 수도 있다. 전용면적 20m² 이하의 원룸은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고 소유하고 있어도 아파트 청약 때 무주택자로 인정받는다.

업계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가형 임대주택을 필요로 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으며 부동산 가격 상승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이기 때문이다. 역세권 주차장 용지 등 165m²(약 50평)에서 330m²(약 100평)에 이르는 소규모 토지 상당수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을 것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업자나 투자자가 유의할 점은 여전히 많다. 사업자는 얼마나 좋은 위치에 좋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투자자는 임차인의 욕구를 만족시킬 만한 물건을 잘 선별할 수 있는가를 신경써야 한다. 또한 원룸이나 다가구, 다세대 등 도시형생활주택과 경쟁적인 기존 상품이 많이 있고, 아파트 시장이 시들해지자 방향을 틀어 대량생산을 계획하는 건설사나 도시형생활주택사업자도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요가 많다고 평가받지만 아직은 검증이 덜 된 시장이므로 소비자 성향과 1인 가구 시장의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광범위한 공부도 필요하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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