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금융위기 폭풍우는 이제 끝! 변액보험에 장기자금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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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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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환매와는 달리 변액보험 규모 10% 증가
장기적 주식상승 전망따라 수요 커져

《경제 회복을 위해 풀린 뭉칫돈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은행 예금은 연 2%대까지 금리가 떨어졌다.

은행 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자금이 고수익을 쫓아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은 안심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지수 1,700포인트를 기점으로 주식형 펀드 환매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뒤늦게 찾아온 봄날의 훈풍을 누리고 있는 곳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약이 잇따르면서 홍역을 치렀던 변액보험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기투자 상품으로 다시 꾸준히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다양한 변액보험 상품들을 출시하고 나섰다.》

○ 증시 회복에 자산운용사 울고 보험사는 웃고

지난 6개월간 국내 증시는 1,550포인트 선에서 1,700포인트 가량으로 약 150포인트가량 올랐다. 증시가 오르면 주식형 펀드 판매도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주식형 펀드 규모는 6개월 전 112조 원에서 105조 원으로 약 7조 원가량 감소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펀드에서 손실을 많이 봤던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원금이 회복되자 펀드를 환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변액보험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꾸준히 늘고 있다. 6개월 전 47조 원이던 변액보험 규모는 현재 52조 원으로 약 10%가량 늘어났다. 주식시장이 회복하자 장기간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의 중간쯤에 위치한 상품으로 장기투자가 기본이다. 주식에 투자한다는 면에선 펀드와 같지만 변액보험은 가입 초기 많은 사업비를 떼는 대신 운용수수료가 낮아 7년 이상 가입해야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변액보험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 수익성에 안정성까지…진화하는 변액보험

변액보험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보험사들도 예전의 단점을 보완한 진화된 변액보험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변액보험은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 시대를 맞았던 2007년 절정기를 구가하다 금융위기와 함께 고꾸라졌던 상품이다. 증시가 가라앉으면서 변액보험에 가입했다 투자 원금마저 찾지 못하게 된 이들이 너도나도 보험 해약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치열한 판매 경쟁으로 장기 투자상품인 변액연금이 단기간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부실 판매한 일부 보험사들의 탓도 적지 않다.

한 차례 부침을 겪은 보험사들은 최근엔 경기불황으로 증시가 나빠져도 최소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스텝업’ 방식의 변액보험을 내놓고 있다. 스텝업 방식은 투자 수익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익이 하락해도 그만큼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스텝업 방식을 도입한 대표적인 상품은 ‘교보 3UP 인덱스 변액연금보험’. 적립금이 단계별 수익률(130%, 150%, 200%)을 달성할 때마다 이 금액을 최저 금액으로 보장해준다. 예를 들어 한 달 전 130%의 수익을 냈던 변액보험이 증시 하락으로 수익률이 0%가 되더라도 최소한 원금의 130% 수익은 보장해주는 식이다. 대한생명의 ‘플러스업 변액연금보험’, ING생명의 ‘스마트 변액연금보험’도 이 같은 스마트업 방식을 도입한 상품들이다. 알리안츠생명의 ‘파워밸런스 변액연금보험’은 한 달 단위로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 변액보험 가입할 땐 수수료와 사업비 따져야

최근 출시된 스텝업 방식의 변액보험은 안정성을 높인 대신 수익성에선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스텝업 방식으로 원금이나 최저 수익률을 보장받는 것은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증을 받기 위해선 연 적립금액 0.3∼1.1%를 보증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또 여기에 운영수수료까지 붙으면 매년 수수료는 1% 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

주식형 펀드와 비교해 변액보험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운용수수료다. 변액보험의 경우 초기 사업비가 펀드보다 높기 때문에 매년 보증수수료까지 낼 경우 같은 수익률을 올리는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보다 수익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변액보험을 가입할 때는 비슷한 상품 가운데 수익률은 높고 사업비와 수수료는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게 관건이다. 상품별 최근 수익률과 수수료는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 홈페이지 공시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업비는 생보협회 홈페이지 ‘상품비교공시’에 공개된 예정사업비율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예정사업비율은 각 상품의 예정사업비 규모를 생보업계 평균 사업비 규모와 비교해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사업비 수준이 낮다는 뜻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의 경우 보험사가 떼는 사업비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보통 변액연금의 사업비는 보험료의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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