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만5000개 기업 신용평가 곧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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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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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태 S&P한국대표

“황영기 씨 ‘평가기관 신용등급 따라 투자’ 발언은 무책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채정태 한국대표는 “한국 기업의 재무정보만 입력하면 신용평점을 추산할 수 있는 신용모형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곧 서비스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채정태 한국대표는 “한국 기업의 재무정보만 입력하면 신용평점을 추산할 수 있는 신용모형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곧 서비스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신용등급이 없던 한국의 1만 개 이상 기업에 대한 신용평점을 글로벌 기준으로 산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채정태 한국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 기업의 재무정보만 입력하면 신용평점을 추산할 수 있는 신용모형 시스템을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 매출 2000만 달러 이상의 국내 상장회사 및 외부감사법인이 대상으로 S&P는 1만5000여 개 국내 기업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S&P는 미국 유럽 일본에는 신용평가모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신흥국 가운데서는 한국과 대만이 최초다. 앞서 S&P는 국내 65개 대기업 및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S&P 신용등급을 매겨 왔다.

채 대표는 “이번 모형을 통한 등급은 애널리스트가 직접 기업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정보를 통한 추정치로 ‘공식적인 S&P 등급’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시간 안에 거래 상대방의 추정 등급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나 기업의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쏟아진 신용평가사에 대한 비판에 대해 “시장의 비판과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이 공정하게 신용평가를 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를 ‘옴부즈맨’으로 초빙해 독립적으로 내부를 감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손실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황영기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CDO, CDS 등은) 투자 당시 우량투자 대상인 더블A, 트리플A였다”며 “(투자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채 대표는 “신용등급은 S&P의 의견(opinion)일 뿐이지 매매 추천이 아니다”라며 “황 회장이 모를 분이 아닌데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CDO 같은 채권을 평가할 때 기존에는 과거 10년 최악의 케이스를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등급을 매겼는데 2000년대의 첫 10년은 저금리 금융완화로 인한 호황 시절이라 최악의 케이스로는 불충분했고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을 대공황 수준으로 높여 테스트 강도를 높이는 등 평가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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