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사실상 무산…금호산업-타이어 워크아웃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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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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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말을 시한으로 추진해 온 대우건설 매각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하고 세부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작업에 정통한 채권단의 고위 관계자는 29일 “금호 측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 및 TR아메리카컨소시엄의 자금동원력과 경영능력에 미흡한 면이 많다고 판단해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제 시장에서 입찰을 통해 대우건설을 팔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금호그룹이 지난달 23일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지 1개월여 만에 대우건설 매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현재의 매각예정가격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에 부족한 데다 우선협상대상자들이 경영능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호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18.6%의 지분을 주당 2만6000원에 사들여 1대 주주가 됐기 때문에 이번 매각이 낮은 가격대에 성사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 무산에 대비한 비상대책인 ‘플랜B’를 최근 금호 측에 전달했다. 이 대책에는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일부 계열사에 빌려준 자금을 자본으로 전환(출자전환)해 해당 회사들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워크아웃 방안 △채권단이 금호와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여 대우건설을 은행 공동관리 체제로 경영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현재 금융권이 금호그룹에 빌려준 자금은 총 18조 원으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출자전환 규모는 2조∼3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30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금호 측은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금융계에선 대우건설 매각 실패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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