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없고 기대 큰 협정, 빨리 처리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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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韓-인도 CEPA 비준 촉구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했다. 이훈구 기자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했다. 이훈구 기자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비준동의안 처리의 마지노선을 다음 주로 못 박으면서 “안 되면 1년이 넘어간다. 반대하는 사람도 없고 국내 기업들은 잔뜩 기대하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1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며 미국 의회가 의료보험개혁 법안을 마무리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한미 FTA의 미국 내 비준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한-인도 CEPA 발효가 2011년으로 늦춰지면 어떤 일이 발생하나.

“인도는 지금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과는 통상협정 발효 절차를 밟고 있다. 1년 지연되는 동안 다른 나라와의 협정이 먼저 발효되면 한국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인도는 네트워크를 먼저 깔면 후발주자가 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구조다. 그래서 선점 효과가 중요하다.”

―국회 일정상 다음 주까지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목소리를 높이며) 그래서 해주셔야 한다. 이혜민 FTA 교섭대표가 여야 정당의 원내 부대표들을 찾아가 간곡하게 설명을 했다.”

―한미 FTA는 언제쯤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한-EU FTA와 달리 한미 FTA는 궤도에 올라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의회가 자국 내 문제에 몰입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이나 연초에 건강보험 개혁 이슈가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통상 이슈로 넘어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에는 미국 주요 언론과 기업들도 한국과 EU가 FTA를 맺었는데 미국이 대응하지 않으면 엄청난 기회비용이 생긴다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 미국 정치권도 귀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하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를 진전시킬 의지가 있다고 두 차례나 밝혔다. 이번 방한에서도 한미 FTA가 중요 의제로 다뤄지는 만큼 어떤 논의를 할지 양측이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합의한 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우리의 방침은 분명하다. 재협상은 내 얼굴을 걸고라도 있을 수 없다.”

―한-EU FTA에 대해 유럽 자동차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

“특정 분야에서 불만이 나온다면 EU가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다. 그것 때문에 발효가 지연되거나 재협상 논의가 나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EU 측도 충분히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내년 7, 8월에는 정식 발효될 것으로 본다.”

―FTA 협상이 연달아 타결되는데 이제 한국도 FTA 강국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10월 말 현재 한국의 경우 전체 교역금액 중 12%가 FTA 적용을 받고 있다. 미국과 EU, 인도를 합쳐도 35%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적으로 보면 교역액 16조 달러 중 절반인 8조 달러가 정상적인 관세를 물지 않는다. 그중에는 FTA도 있고 EU 같은 지역공동체도 있다. 한국이 FTA를 몇 개 더 맺어야 세계 평균 수준이 되는 것이다.”

―지난달 한국 중국 일본 정상이 만나 한중일 FTA 논의를 진전시키기로 했는데….

“지금까지 민간연구를 7년 동안 했는데 앞으로는 정부와 기업이 참여해 함께 산관학(産官學) 연구를 해보자고 합의했다. 지금은 한중일 FTA를 조속히 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이를 걱정하는 사람들까지 의견의 폭이 넓은데 국가 정책이 되려면 어느 정도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자면 언젠가는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빨리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현재 여러 나라와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장 타결 기대가 높은 국가는….

“지리적으로 멀더라도 한국에 이점이 되는 국가들이 있다. 호주와 남미의 강자인 콜롬비아가 그렇다. 또 자원이 있어서 경제관계를 긴밀히 가져가야 할 나라도 있다. 걸프협력회의(GCC), 페루 등이며 캐나다도 시장이 크다. 칠레와는 FTA를 맺은 지가 5년이 지나 양측이 보완해야 할 부분을 갖고 협정 문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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