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다가 사라지는 ‘팝업 스토어’ 상륙

  • 입력 2009년 9월 9일 2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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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올해 2월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거리에 한 달간 선보였던 팝업 스토어. 한시적으로 문을 여는 팝업 스토어가 고객을 끌어들이는 체험 공간이자 새상품의 마케팅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제공 나이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올해 2월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거리에 한 달간 선보였던 팝업 스토어. 한시적으로 문을 여는 팝업 스토어가 고객을 끌어들이는 체험 공간이자 새상품의 마케팅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제공 나이키
시내 중심가에 번듯하게 자리했다 단 며칠 만에 사라지는 매장. '팝업 스토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에서 최신 마케팅 트렌드로 부상한 팝업 스토어가 국내에도 본격 상륙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실시간 메신저로 소통하는 요즘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매장 자체도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정판 상품을 한시적 매장에서

이 같은 팝업 스토어가 국내에도 소개돼 패션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제일모직의 여성의류 브랜드 '구호(KUHO)'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팝업 스토어를 시도한다. 구호는 10월 중 젊은 층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 매장을 열고 소비자와 만난다는 계획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9일 "가격 저항을 느끼던 20,30대가 보다 쉽게 구호를 접할 수 있도록 가격대를 낮추고 젊은 감성을 더한 제품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호의 한정판 제품을 한시적 매장을 통해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나이키가 올해 2월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거리에서 한 달간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나이키는 이 기간 새로운 스포츠웨어를 전시하고, 그래피티 아트(스프레이와 페인트를 이용해 낙서처럼 그리는 그림)와 디제잉 파티 등의 이벤트를 마련해 놓은 호응을 얻었다.

코카콜라도 국내에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발표하면서 6월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매장 외관부터 형형색색의 제품으로 단장하고, 내부는 뉴욕을 옮겨온 듯한 분위기의 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 고객 취향에 맞춰 벽면을 포토월로 꾸몄더니 한 달간 1만5000여 명이 다녀갔다"며 "고객이 찍어간 예쁜 사진들이 인터넷에 퍼져 지금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콘테이너 박스, 스쿨버스 등 다양한 팝업 매장

글로벌 시장에서 팝업 스토어는 이미 대중화돼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패션업계뿐만 아니라 자동차, 대형마트, 관공서 등도 홍보활동에 팝업 스토어를 활용한다. 일본 의류회사인 유니클로가 2006년 말 미국에 진출하면서 선보인 팝업 스토어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당시 유니클로는 뉴욕 소호 거리에 컨테이너 박스를 등장시켰는데, 이 브랜드가 일본에서 막 건너왔다는 의미를 담은 팝업 스토어였다. 2007년 여름 갭(GAP)은 스쿨버스를 개조한 매장을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해변에 내놓았다. 또 자동차메이커 렉서스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홍보하기 위해 시카고에 팝업 갤러리를 열어 전위예술가의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TV광고는 일방적이지만 팝업 스토어는 고객과 소통할 수 있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새 제품을 집중적으로 알릴 수 있다"며 "게다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팝업 스토어::

웹페이지의 팝업창처럼 떴다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개장 기간이 하루 이틀에서 길게는 한두 달에 불과하다. 도로 위에 가건물 또는 컨테이너박스 등으로 설치하거나 다른 매장을 빌려 사용하는 등 형태는 다양하다.

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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