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부채 상환능력 사상최악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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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상환 능력이 사상 최악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가계부채는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계 파산이 늘어 경제 회복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명목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502조7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국민총소득(GNI)에서 해외로 무상 송금한 금액을 빼고 무상으로 받은 금액을 더한 것으로 실제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반면 6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697조749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7% 늘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상반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6월 말 가계부채의 배율은 1.39배로 지난해 1.32배보다 0.07포인트 올라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이 배율은 2001년까지 1배 이하에 머물다 2005년 1.20배, 2008년 1.32배 등으로 계속 올랐다. 가계부채는 하반기 들어서도 계속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1조4000억 원으로 7월 말보다 4조2000억 원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가계부채 부담이 커진다는 점. 한은은 이르면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7월 중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5.58%로 전월보다 0.11%포인트 오르면서 작년 10월 이후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7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도 0.63%로 6월 말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법 등으로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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