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스, SW로 기능 특화해 디지털영상저장장치 1위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휴맥스, 인공지능형 셋톱박스 프로그램 세계적 명성

“그것은 원천기술을 만드는 과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는 이규철 선임연구원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아이폰의 앱스토어 등으로 대표되는 해외 기업의 소프트웨어들은 복제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졌다는 뜻이다. 한국은 ‘원천을 만드는 힘’이 부족하지만 성공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성공 사례는 대기업보다는 틈새시장을 개척한 중소, 벤처 제조업체에서 주로 발견된다.

보안시스템용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를 만드는 아이디스가 대표적.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812억 원, 영업이익 239억 원으로 전 세계 DVR 업계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단순히 아날로그용 감시카메라를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감시 장면을 디지털로 바꿔 저장하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해외 시장을 뚫었다. 하드웨어 제조에 중점을 두다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으로 바꿔 성공한 사례다. 최근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선정한 ‘창조적 기술로 세계를 제패한 중소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디지털 위성방송용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는 인공지능형 디지털 셋톱박스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세계적으로 ‘휴맥스 셋톱박스’보다 ‘휴맥스 프로그램’이 더 유명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769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자제품을 만들다가 전혀 다른 종류의 소프트웨어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경우도 있다. MP3플레이어를 주로 생산하는 코원은 지난달 말 온라인 하키게임 ‘엔블릭’을 공개하면서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 코원은 온라인게임 개발팀을 따로 만들고 시나리오 작가 및 그래픽 디자이너를 영입해 2년간 체계적으로 게임을 제작했다. 코원의 박남규 사장은 “엔블릭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 부문의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티맥스소프트의 경우엔 금융기관의 전산 프로그램으로 틈새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해 PC용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를 7월에 내놓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도전하고 있다. 보안SW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도 21년째 대표 벤처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간판 SW 업체인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등은 매각됐거나 매각될 처지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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