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질 소득-소비 감소 “6년만에 최대”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8분


올 1분기(1∼3월) 중 한국 가계의 실질적인 소득과 소비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기침체로 자영업자의 소득과 근로자의 봉급이 동시에 줄면서 소비까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물가 상승분을 빼고 계산한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311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1만3000원)보다 9만7000원 감소했다. 전년 동기대비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10∼12월)의 ―1.5%에서 갑절인 ―3.0%로 확대됐다. 자영업자 등의 소득인 사업소득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 줄었고, 봉급생활자의 근로소득은 1.8% 감소했다. 부동산, 주식 등에서 나오는 재산소득도 16.9% 줄었다.

1분기 중 전국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비는 191만6000원으로 작년 동기(205만6000원)보다 14만 원 줄었다. 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이 감소한 것이다. 실질소비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6.8%로 지난해 4분기(―3.1%)보다 확대됐다. 소비 항목별로는 ‘주류 및 담배’ 지출이 14.6%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식료품 및 비(非)주류음료’ 지출도 13.6% 줄었다.

한편 소득이 하위 30%에 해당하는 가구 중 55.1%는 1분기에 가계살림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30%인 가구의 적자비율은 전분기 9.9%에서 13.2%로 늘었고, 상위 30%와 하위 30%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의 적자비율도 21.4%에서 22.9%로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영향이 전체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소득 상위계층과 중간층 가구의 적자비율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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