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성 임원수, 기업규모 클수록 적어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월평균 임금 남성 임원의 75% 수준

여성정책연구원 보고서

국내 기업 근무 기준으로 여성 임원이 받는 급여가 남성 임원의 75% 수준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내놓은 ‘기업의 여성리더 양성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한국 여성 임원들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289만여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으로 같은 해 남성 임원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381만여 원이었다.

○ 2006년 기준 여성 과장 월 임금 총액 285만여 원

이번 결과는 노동부가 2006년 6495개 표본사업체와 이들 사업체 소속 근로자 약 49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임금구조 기본 통계조사’를 기초 자료로 여성정책연구원이 분석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과장급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임금이 비슷하지만 부장, 임원이 될수록 격차가 벌어졌다.

2006년 기준 여성 과장의 월 임금 총액은 285만여 원으로 남성 과장(300만여 원)의 94.8% 수준이다. 그러나 여성 부장은 한 달에 남성 부장(307만여 원)의 90.2% 수준인 277만여 원을 받았다.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이 임원과 부장 등 고위직 여성들이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소규모 사업장에 많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해 기준 남녀 관리자의 기업 규모별 분포를 보면 10인 이상 사업체 여성 임원의 22.0%는 10∼29인 규모 사업장에, 29.3%는 30∼99인 사업장에 있다. 전체 여성 임원의 절반 이상이 직원 수가 100명이 안 되는 소기업에 몰려 있는 것.

반면 100인 미만 사업장에 있는 남성 임원의 비율은 전체의 28.9%에 불과했다.

○ 시간외근무와 결혼 여부가 주원인

기업 규모별로 여성 관리자 비율을 봐도 2005년 기준 종업원 10∼29인 사업체의 여성 임원 비율은 13.7%. 하지만 1000명 이상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3.0%에 지나지 않았다.

임희정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은 대기업에 들어가더라도 계속 회사를 다니지 못하고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회사를 그만뒀다가 작은 회사에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경력 단절이 여성 고위직이 소규모 회사에 많은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원이 아닌 중간관리자급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시간외근무를 많이 하는 것이 임금 차이를 불러오는 한 요인으로 파악됐다.

결혼 여부도 남녀 관리자 간에 차이가 컸다.

2005년 기준으로 남성 임원은 20명 중 1명 정도(5.4%)만이 미혼이지만, 여성 임원은 5명 중 1명꼴(19.1%)로 미혼이었다.

남녀 간 미혼 비율의 차이는 직급이 높아질수록 점점 벌어지는 걸로 나타났다.

평사원은 남자 사원의 33.9%, 여사원의 49.8%가 미혼이지만, 과장급에서는 남성은 11.3%만이 미혼인 반면 여성은 31.8%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 남자 부장은 6.0%가, 여자 부장은 21.2%가 미혼이다.

이 보고서는 “결혼에 따른 가사 및 육아 부담이 어느 정도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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