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묻힌 우라늄, 빈국 먹여살리는 보물로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니제르 중부 마다우엘라 광산 모습. 땅속을 탐사하는 도중에 나온 흙을 쌓아놓다 보니 무덤 봉분이 줄지어 서 있는 듯하다. 이곳은 6190t의 우라늄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추가 정밀조사 결과 최대 1만2000t이 묻힌 것으로 추정됐다. 아를리트=박형준  기자
니제르 중부 마다우엘라 광산 모습. 땅속을 탐사하는 도중에 나온 흙을 쌓아놓다 보니 무덤 봉분이 줄지어 서 있는 듯하다. 이곳은 6190t의 우라늄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추가 정밀조사 결과 최대 1만2000t이 묻힌 것으로 추정됐다. 아를리트=박형준 기자
■ 한국광물公서 인수 추진 니제르 마다우엘라광산 르포

450g당 43달러… 中日보다 지분매입 빨라야 결실

아프리카 니제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6년 기준 273달러(약 38만 원). 빈국 중의 빈국이다.

주요 산업이 농업(GDP의 28%)과 목축업(14%)이지만 겨우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수준이다. 고급 호텔조차 전기가 자주 끊어질 정도로 사회기반시설도 열악하다.

하지만 신(神)은 이 나라에 축복도 내렸다. 우라늄, 금, 석유, 석탄 등 다양한 지하자원을 줬다. 2000년대 들어 세계 강대국들이 자원전쟁을 벌이면서 이 지하자원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특히 우라늄은 2000년대 초반까지 파운드(1파운드는 약 0.45kg)당 10달러 내외에 불과했지만 2007년 5월 146달러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요즘도 파운드당 43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동아일보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은 니제르 중부 마다우엘라 광산을 단독 취재했다.

○ 황무지서 인구 7만 도시로

19일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 등 6명을 태운 경비행기가 니제르 니아메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니아메를 벗어나자마자 붉은빛의 사막이 나왔다. 한낮 기온이 섭씨 45도를 웃도는 사막에 생물(生物)은 없는 듯했다.

약 2시간 반 후 니아메에서 동북쪽으로 850km 떨어진 아를리트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모래바람이 불어닥쳤다. 옆 사람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자 입안에 모래가 버석버석 씹혔다.

1900년대 초반만 해도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이었다. 하지만 1960년대 초 우라늄이 발견되면서 하나 둘 근로자들이 모였다. 지금은 2개의 우라늄 생산광구와 수십 개의 탐사 및 개발광구가 자리하면서 인구 7만 명이 사는 니제르 중부지역 대표도시로 바뀌었다.

하지만 사회기반시설은 열악했다. 아를리트에서 제대로 형태를 갖춘 가옥은 몇십 채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도로를 따라 움막을 짓거나 나뭇잎을 엮어 천막을 만들어 생활했다. 신석기시대 생활상을 보는 듯했다.

모래바람이 불거나 자동차가 먼지를 일으켜도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이미 단련된 모습이었다. “폐에 모래가 쌓이다 보니 이들의 평균수명은 50세가 되지 않는다”고 박정원 주코트디부아르 한국대사관 정무담당관이 귀띔했다.

○ “공격적으로 광구 매입”

아를리트에서 지프로 약 10분 달리자 전체 5개 광구의 면적 2268km²의 마다우엘라 광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허허벌판에 가까웠다. 현재는 땅속에 우라늄이 묻혔는지 탐사하는 수준이기 때문.

자세히 살펴보니 광산에는 50m 간격으로 무덤 봉분처럼 생긴 모래흙이 쌓여 있었다. 시추한 곳임을 나타내기 위해 시추할 때 나오는 모래흙을 쌓아둔 것. 1963년 이래 2000회가량 시추를 했다.

모래흙 옆에는 한줌가량의 돌멩이들도 나란히 놓여 있었다. 우라늄 탐사전문회사인 구비외우라늄사(社) 소속 지질학자 마이클 제브라크 씨는 “광물들이 우라늄 성분을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땅을 1m 팔 때마다 광물들을 한 줌 규모로 꺼내 나열한다”고 설명했다.

마다우엘라 광산은 확인된 우라늄 매장량만 6190t, 품위(우라늄 함량)는 0.2∼0.3% 수준이다. 통상 0.1% 이상이면 경제성을 갖췄다고 평가되는 만큼 마다우엘라 광산은 상당히 높은 품위를 갖춘 셈이다. 2012년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사장은 “발아래 우라늄 덩어리가 잠자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중국이나 일본에 앞서 광물공사가 공격적으로 마다우엘라 광산의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니아메=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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