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말투 정밀교정… 20년 기술자도 재교육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16일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직원 교육장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렉서스 트레이닝 센터’ 모습. 실제 정비센터와 같은 환경에서 직원들이 직무 교육을 받고 있다. 도요타의 직원 교육 시스템은 국내 산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유명하다. 사진 제공 한국토요타자동차
16일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직원 교육장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렉서스 트레이닝 센터’ 모습. 실제 정비센터와 같은 환경에서 직원들이 직무 교육을 받고 있다. 도요타의 직원 교육 시스템은 국내 산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유명하다. 사진 제공 한국토요타자동차
“위기때 기본 다져 미래 대비” 한국토요타 직원교육 현장 가보니

《한때 국내 산업계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 배우기’ 열풍이 불었다. 세계 최고의 생산성과 저비용, 상생협력의 상징으로 꼽히는 도요타 생산시스템(TPS)을 배우기 위해 자동차 등 관련 업계는 물론 금융 업계까지 견학에 나섰다. 최근 경기침체로 이런 열풍은 잠잠해졌지만 각 업체의 도요타 벤치마킹은 여전하다. 도요타 직원을 회사로 초빙해 근무환경을 둘러보게 하고 개선점을 지적해 달라는 요청도 적지 않다. 직원 역량 교육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토요타자동차의 교육 현장을 16일 찾아가 봤다.》

○ 신입도 베테랑 직원도 기본기부터 교육

“계속 전화했는데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예약 안 하고 그냥 왔어요.”

“빠른 서비스를 위해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다음엔 예약하고 방문해 주세요.”

“렉서스가 조용한 차라고 해서 구입했는데 소음이 나네요.”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신속한 수리를 위해 몇 가지 더 여쭤보겠습니다. 소음이 어떨 때 나던가요?”

서비스센터 직원이 고객의 불만 접수를 받고 있는 이곳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렉서스 트레이닝 센터 2층. 실제 정비센터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직원 교육장으로 렉서스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정비차량을 접수하는 실제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옆에선 감독관이 직원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까지 꼼꼼하게 관찰했다.

“절차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고객의 불편함을 충분히 이해하려 노력한 부분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듯한 말투는 고쳐야겠네요.”

3층에서는 도장(塗裝) 교육이 한창이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기술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차체에 색을 입히고 있었다. 그 앞 게시판에는 기술자의 이름과 함께 공정별로 점수를 기록한 채점표가 적혀 있었다.

조영욱 한국토요타 서비스부 대리는 “경력이 10년, 20년 된 기술자들도 재교육을 받고 기술 점검을 받는다”며 “베테랑 기술자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페인트를 유성에서 친환경성 수성 페인트로 바꾸면서 베테랑 기술자들도 도장 기술을 다시 훈련해야 했다.

○ 교육 시간 늘려 역량 강화

한국토요타는 올해 공식 딜러와 전체 직원 470명에 대한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자동차 산업 전체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일본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토요타는 올해 딜러 및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시간과 프로그램을 지난해보다 두 배로 늘렸다.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도 일반정비, 판금·도장, 부품, 영업, 서비스 어드바이저 등 부문별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교육 프로그램은 △이론 교육 △동영상 교육 △실무 △토론 △필기시험과 평가 등의 단계로 구성돼 있다. 평가 결과는 각 딜러 매니저에게 전달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황진성 한국토요타 서비스부 과장은 “직원마다 강점과 약점이 있는데 평가 결과를 통해 이를 수치화한다”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를 할당할 때도 이 점을 반영해 강점을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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