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IOC위원직 상실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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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사진)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7일 IJF 회장 직을 전격 사퇴했다.

IJF 회장비서실은 ‘박용성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이 IJF 회장 직을 자진 사퇴하고 그룹 경영에만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2년 IJF 회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된 박 회장은 ‘국제연맹 직을 갖고 있어야 IOC 위원 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IOC 위원 직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IOC 위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만 남으면서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1995년 IJF 회장에 선출된 뒤 3선 연임하면서 2009년까지 IJF 회장 직을 맡게 돼 있었다. 그런 박 회장이 IJF 회장 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은 IJF 197개 회원국 중 50개국이 가입된 유럽유도연맹(EJU) 회원국들이 박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2005년 3선 선거 당시 박 회장의 경쟁자였던 루마니아 출신 비저 마리우스 EJU 회장이 100 대 85로 패하자 부정선거라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신청을 했다. CAS는 박 회장 손을 들어줬지만 EJU 측과의 갈등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5월 박 회장의 지지 세력인 아시아유도연맹 회장에 유럽연맹이 지지하는 쿠웨이트의 오베이드 알 안사 회장이 당선되면서 세계 5개 지역 유도연맹 간 분열도 심해졌다. 거기에 일부 유럽연맹 회원국이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유도선수권대회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박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는 게 두산 측 설명이다.

유도계는 박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한국국가대표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병근 유도 남자대표팀 감독은 “IJF는 심판위원장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그동안에도 한국 선수들에게 회장국의 이점이 작용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박 회장의 사퇴 소식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백성일 국제협력부장은 “박 회장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을 다했지만 실패했고 유도계 분열까지 겹치면서 결단을 내린 것 같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이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부장은 “IOC 내에서 한국을 대변할 IOC 위원이 한 명으로 줄어들면서 한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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