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JF 회장비서실은 ‘박용성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이 IJF 회장 직을 자진 사퇴하고 그룹 경영에만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2년 IJF 회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된 박 회장은 ‘국제연맹 직을 갖고 있어야 IOC 위원 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IOC 위원 직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IOC 위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만 남으면서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1995년 IJF 회장에 선출된 뒤 3선 연임하면서 2009년까지 IJF 회장 직을 맡게 돼 있었다. 그런 박 회장이 IJF 회장 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은 IJF 197개 회원국 중 50개국이 가입된 유럽유도연맹(EJU) 회원국들이 박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2005년 3선 선거 당시 박 회장의 경쟁자였던 루마니아 출신 비저 마리우스 EJU 회장이 100 대 85로 패하자 부정선거라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신청을 했다. CAS는 박 회장 손을 들어줬지만 EJU 측과의 갈등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5월 박 회장의 지지 세력인 아시아유도연맹 회장에 유럽연맹이 지지하는 쿠웨이트의 오베이드 알 안사 회장이 당선되면서 세계 5개 지역 유도연맹 간 분열도 심해졌다. 거기에 일부 유럽연맹 회원국이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유도선수권대회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박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는 게 두산 측 설명이다.
유도계는 박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한국국가대표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병근 유도 남자대표팀 감독은 “IJF는 심판위원장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그동안에도 한국 선수들에게 회장국의 이점이 작용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박 회장의 사퇴 소식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백성일 국제협력부장은 “박 회장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을 다했지만 실패했고 유도계 분열까지 겹치면서 결단을 내린 것 같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이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부장은 “IOC 내에서 한국을 대변할 IOC 위원이 한 명으로 줄어들면서 한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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