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금 1000만 원으로 창업
유닉스전자 설립자인 이충구 회장은 1977년 호남전기 상무로 재직하던 중 일본 출장을 갔다가 헤어드라이어에 브러시가 달린 ‘쿠루쿠루’라는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언젠가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이 회장은 이 제품에 주목했다.
‘로케트 밧데리’로 유명한 호남전기에 입사해 11년 만에 임원을 달며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본금 1000만 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생산직 직원 30명, 관리직 직원 5명으로 시작했다.
‘물건만 잘 만들면 팔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착각이었다. 헤어드라이어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았고, 제품의 질이 떨어져 대리점에서 물건을 받아 주지 않았던 것.
이 회장은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소음도 줄이는 등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대리점을 통한 판매가 어렵게 되자 제품을 들고 직접 공단으로 갔다. 요즘처럼 사무직 여직원이 많지 않던 때여서 젊은 여성 직장인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 공단이었다. 그는 공단 여직원들 앞에서 헤어드라이어 사용법을 시연했다. 생산직 여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해 할부 판매를 했다.
○ ‘명품 헤어드라이어’로
헤어드라이어는 간단해 보이지만 70여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디자인도 제품 성능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회사는 창업 초기부터 대학과 연구소에 디자인, 기술 용역을 의뢰하는 등 기술 개발과 디자인 향상에 힘을 쏟았다. 회사 규모가 커진 뒤에는 자체 디자인센터와 기술 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본사 직원 80명 중 20%인 16명이 R&D 인력이다. R&D에 대한 투자는 다른 회사들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제품 개발로 열매를 맺었다.
1995년에는 세계 최초로 정전기가 없는 ‘음이온’ 헤어드라이어를 생산했다.
이 제품은 디자인도 좋고, 제품 성능도 좋아 해외 시장에서 ‘명품’ 헤어드라이어 대접을 받고 있다.
바람과 함께 비타민이 나오는 제품과 전자파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제품 등은 유닉스 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미국 시장에서 ‘치(CHI)’라는 브랜드로 팔리는 헤어드라이어는 개당 가격이 12만 원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헤어드라이어를 한국의 중소기업이 만들고 있는 것이다.
‘치’는 2004년과 2005년에 미국의 헤어디자이너 7만5000여 명이 선정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이미용 기기’ 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이 회장은 “이 상은 미용실에서 매일 헤어 기기를 사용하는 전문 미용사들이 유닉스 제품을 최고로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좁은 국내 시장 대신 해외에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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