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 너마저…” 대출 이자 어쩌나

  • 입력 2007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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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에 더하는 가산금리를 인상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낮췄을 때는 일부 우량고객의 신규대출 금리만 높아졌지만, 7월 이후 가산금리를 높이면 모든 신규대출 고객의 이자부담이 커진다.

본보가 11일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4개 시중은행은 7월부터 주택대출에 적용하는 연간 가산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상향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은행들 출연금 인상분 가산금리에 반영

은행들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리는 것은 주택신용보증기금에 내는 출연금 비율(출연료율)이 7월부터 현행(대출금의 0.165%)보다 0.135%포인트 높은 0.3%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은행의 연간 대출금이 10조 원이라면 연 출연금이 165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많아지는 것이다. 은행들은 이 같은 출연금 부담을 덜기 위해 주택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높이기로 했다.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최근 크게 오른 것도 주택대출금리 상승의 원인이 됐다. 단, CD금리 상승은 시중의 자금 흐름에 따른 것이어서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가산금리 인상과는 성격이 다르다.

CD금리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단기 외화 차입을 규제하면서 급등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을 포함한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CD를 새로 발행하거나 기존 보유물량을 처분하자 CD가격이 하락(CD금리는 상승)한 것이다.

○ 1억 원 신규대출자 30만 원 추가 부담

은행들은 주택신보 출연료율이 0.135%포인트 인상될 때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정도 올리면 추가 부담 없이 출연금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출연금 부담을 모두 대출금리에 떠넘기면 은행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점 때문에 섣불리 인상 폭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 이백순 부행장은 “지금보다 0.2%포인트 정도 올리는 선에서 가산금리를 책정할 계획이지만 다른 은행의 반응도 고려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고객 상황에 따라 가산금리를 차등 적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주택신보 출연료율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분만큼 가산금리를 올리되 대출 규모, 신청자의 신용도 등을 감안해 영업점장 재량으로 가산금리를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일반 주택대출과 분양아파트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중도금 집단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 인상 폭을 다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D 금리도 상승세… 가계 부실 우려

가산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신규 대출 신청자의 이자 부담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한 시중은행이 7월 1일에 가산금리를 0.3%포인트 높였는데, 이날 아파트를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하자. 이 대출자가 1년간 내야 하는 이자는 6월 30일에 대출받은 사람보다 30만 원(1억 원×0.3%)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CD금리마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신규 대출자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까지 점점 커지고 있다. CD금리는 지난달 27일 연 5% 선을 넘어선 뒤 10일에는 연 5.02%까지 올랐다. 2003년 3월 18일(5.06%) 이후 4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를 반영해 국민은행은 다음 주부터 주택대출에 연 5.73∼7.33%의 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이번 주에 적용한 금리(연 5.71∼7.31%)보다 0.02%포인트 오른 것이다.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주택대출 금리도 비슷한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규모가 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금리 상승이 충격 요인으로 작용하면 가계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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