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서 제조업 하기도 힘겨워진 한국 기업들

  • 입력 2007년 4월 12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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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의 외자(外資)기업이 30만 개를 넘어선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영환경이 나빠 중국으로 갔지만 거기도 여건이 팍팍해지고 있어 ‘어디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지 걱정이라는 얘기다.

중국 안에서 외자 견제론과 자체 개발론이 대두하면서 세금 등에서 외자 우대정책이 축소됐다. 가공무역 금지 품목이 늘어나 사업 영역도 좁아졌다. 노동권 강화와 한국 업체 간 경쟁으로 인건비가 크게 올랐고 구인난까지 겹쳤다. 중국을 자주 찾는 디지털영상장비업체 바텍의 노창준 대표는 “싼 인건비 덕을 보려고 중국에 진출한 단순임가공 업체들이 특히 어려워졌다”면서 “몰래 철수해 문제 된 기업도 있고 베트남 등으로의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326개 중국 투자기업을 조사했더니 노무관리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으로 U턴할 계획’이라는 업체는 3.2%에 그쳤다. 중국의 매력이 떨어졌어도 아직은 한국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더 많이 국내로 U턴하면 국내 일자리가 더 생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순조롭게 발효시켜 제조업체들이 그 효과를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규제완화 등 다방면으로 국내 기업환경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경북 구미시는 중국에 진출한 구미공단 내 98개 업체 대표들에게 편지를 보내 외국인 고용한도를 늘려 주고 세금을 깎아 주는 등의 혜택을 약속하며 U턴을 유도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모범적인 노력이다. 정부는 중국 진출 제조업체들의 국내 U턴을 염두에 두고 별도의 공단 개발과 저리융자 등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기업은행은 대출금리를 낮춰 주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KOTRA는 수출 거래처와 바이어를 적극 주선하겠다고 한다. 더욱 유효한 대책들이 다각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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