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타결]금융권 "글로벌 경쟁력 육성 기회"

  • 입력 2007년 4월 2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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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미국계 금융기관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국제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협상 타결이 선진금융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신한은행 FSB연구소 차태현 연구원은 "이번 한미 FTA협상에 따라 은행업계는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맞물려 증권업 등 타 업계와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정보처리의 해외위탁이 가능해질 경우 미국계 금융기관들이 국내 고객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상품이나 고객관리시스템(CRM) 등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은행들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도 "은행업보다는 보험업 및 자산운용업에서 외국 금융회사와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증권업의 경우 신금융서비스 허용에 따라 새로운 파생상품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되면 초기에 외국 금융기관이 신금융상품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금융업계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개방돼 있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외 자본에 대한 차별이 없어졌고 이미 지분참여나 인수합병(M&A) 형태로 국내 은행에 외국 자본의 참여도 높다"며 "FTA 타결이 당장 금융권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이어 "미국 시장의 개방수위가 높아진다 하더라도 자동차나 섬유 등 비교우위에 있는 제조업처럼 국내 은행이 미국 현지에서 공세를 펼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며 "개방 자체보다는 은행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도 제한적인 수준에서 개방이 허용됨에 따라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험중개업의 경우 국경 간 거래를 허용하되 외국 보험사나 중개업자가 직접 사람을 보내 상품을 파는 '대면 방식'이 아닌 인터넷 전화 우편 등으로 판매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합의됐다.

개방 범위도 해상 항공보험으로 한정됐다.

손해보험협회 김지훈 조사연구팀장은 "미국 보험사의 영업력의 핵심은 보험중개업자"라며 "이들이 직접 국내에서 영업을 하게 된다면 타격이 있겠지만 '비대면 방식'으로 제한돼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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