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구속… 원高… 10대 그룹별 명암 따른 시가총액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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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기업을 들여다보는 ‘거울’로도 불린다. 기업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주가 변동에는 각 그룹의 ‘명암(明暗)’이 투영돼 있었다.

○ 10대 그룹 시가총액 1.89%감소

올해 10대 그룹(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자산총액 기준, 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다소 줄었다. 15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3.08% 올랐으나 10대 그룹 시가총액은 1.89% 감소했다.

삼성그룹은 시가총액 126조9764억 원으로 1위를 지켰지만 정보기술(IT) 관련주의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말보다 3.15% 줄었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 달러당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등 일년 내내 지속됐던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시련’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가총액이 12조5156억 원 줄면서 지난해 2위에서 4위로 밀려났고, 하락률(26.8%)로도 10대 그룹 중 1위였다.

LG그룹의 시가총액도 1년 새 22.2%나 줄었다. 주요 계열사인 LG전자(―37.7%), LG필립스LCD(―37.8%), LG화학(―25.3%) 등의 주가가 실적 악화로 급락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72.6%나 늘면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몇 년째 이어진 조선 업종 호황에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가(高價) 선박의 수주가 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SK그룹은 주력 기업인 SK㈜의 주가가 34.7% 오른 데 힘입어 32.6% 올라 지난해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에너지 분야의 호황, 발행 주식 10%에 이르는 자사주(自社株) 매입 등의 덕분이었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 7조 원에 그쳤던 롯데그룹은 올해 초 롯데쇼핑의 신규 상장(上場)으로 약 10조7560억 원이 늘면서 17조7065억 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 박삼구 회장 평가액 증가율 1위

‘횡보장’에서 개별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역시 실적이었다.

10대 그룹에 속한 74개 상장 계열사 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LG생활건강(123.6%)도 프리미엄전략이 성공하면서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0.9% 증가했다.

현대미포조선(108%)에 이어 주가상승률 3위(97.2%)를 차지한 삼성테크윈의 3분기 매출액은 창사 이래 최고치, 영업이익도 2000년 이후 최고치였다.

반면 하락률 1∼3위는 에코플라스틱(―54.3%), 글로비스(―50.9%), 기아자동차(―50.7%) 등 모두 현대차 계열사였다.

다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0대 그룹 대주주 중 1위(2조530억 원)였다. 2위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보유주식 평가액 증가율(76.6%)에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보유주식 평가액 증가 규모(2096억 원)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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