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성장률 0.8%…건설경기 침체가 성장발목 잡았다

  • 입력 2006년 7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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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실질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8% 성장에 그치면서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자료에 따르면 GDP는 전분기인 1분기(1∼3월)에 비해 0.8%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0.5%) 이후 가장 증가율이 낮았다. 한은은 이달 초 올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2분기 경제성장률을 0.9%로 예상한 바 있다.

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2분기 성장률도 5.3%에 그쳐 한은이 예상한 5.5%에 미치지 못했다.

○ 부동산 규제 정책이 큰 원인

안길효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2분기 성장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많이 감소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분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비교적 좋은 흐름을 보였다.

전분기 대비 민간소비는 0.9%, 설비투자는 2.8% 증가해 한은이 이달 초 올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할 때 내놓은 예상치 0.8%와 1.9%에 비해 모두 좋았다.

이에 반해 건설투자는 3.9% 감소해 예상치인 0.3% 감소보다 훨씬 나빴다. 건설투자는 2001년만 해도 5%대 이상 성장하면서 내수 경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재건축 규제와 부동산 세금 강화 등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에 그치고 만 것. 부진한 건설투자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 ‘파란불 vs 빨간불’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에 못 미쳤지만, 하반기에 공공 건설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5%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도 전반적으로 내수가 괜찮고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는 점을 들어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5%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유가가 계속 오르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은 “환율 유가 내수 등 대내외 변수를 종합해 보면 한국 경제가 올 4분기(10∼12월)부터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고용 없는 성장이 더 문제

경제 전문가들은 연간 5%가량 성장하더라도 신규 고용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중앙대 홍기택(경제학) 교수는 “고용 창출을 위해선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투자가 많이 늘어야 하는데, 부동산 규제로 토지 거래를 다 막아 놓아 서비스업체가 사업용 토지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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