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올려 자산버블 못잡아…금융감독 - 규제로 억제해야”

  • 입력 2006년 6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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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일반 물가가 자산가격과 함께 오른다면 중앙은행은 고민이 없다. 통화정책으로 돈줄을 죄면 된다. 하지만 자산가격은 급등하는데 다른 물가는 안정적이고, 안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1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2006년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서 일본 도쿄(東京)대 이토 다카토시(伊藤隆敏) 교수가 발표할 논문의 첫머리다.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는 ‘저(低)인플레이션하에서의 통화정책’. 이토 교수 외에도 미국 컬럼비아대 프레드릭 미시킨 교수, 오벌린대 케네스 커트너 교수 등이 참석해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토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자산 버블’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선 금리를 소폭 올리는 것은 효과가 없다. 버블이 진행되면 자산 보유에 따른 기대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웬만큼 금리를 올려서는 약발이 안 듣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무리하게 올리면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

이토 교수는 “금융 감독 및 규제를 통해 버블 형성 자체를 억제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김현의 통화연구실장은 “저인플레이션에선 기업 투자가 조달 비용보다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에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저인플레이션 기간(1999∼2004년)과 고(高)인플레이션 기간(1988∼98년)을 나눠 한은이 콜금리를 변경했을 때 기업의 비용 변화와 투자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한편 이성태 한은 총재는 미리 배포한 인사말에서 “세계적인 저인플레이션 현상은 중앙은행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 주고 있다”며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운영하다 보면 전체 경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을 놓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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