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 車업계 ‘난감’…최대호황 조선업 ‘느긋’

  • 입력 2006년 5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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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산업계가 본격적인 임금협상과 단체협상 시즌을 맞았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본격적인 임단협에 들어갔고 조선업계도 이미 노사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이달 말부터 임단협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도 노사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되지만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원화가치 상승(원화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경영 환경이 나쁜 자동차업계는 노조의 요구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반면, 사상 최대의 수주 실적을 올린 조선업계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조선업계 중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임단협에 들어가며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은 이미 노사 협상이 진행 중이다.

업체별로 노조는 임금 6∼9% 인상과 각종 수당 신설,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없는 삼성중공업도 이달 말부터 노사협의회를 열어 임금과 복리후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대비 6.84% 임금 인상 및 정년 1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 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밝힐 수 없지만 최근 조선업계가 호황인 데다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도 높은 편이어서 협상을 통해 원활하게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차 협상을 마친 대우조선해양 노사도 7월까지는 임단협이 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업이 자주 발생한 자동차업계와 달리 조선업계는 최근 10여 년간 큰 마찰 없이 임단협을 끝낸 사례가 많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대우조선해양은 15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자동차업계는 협상 초반부터 난항이다. 이달 초 상견례를 한 현대차 노사는 23일 5번째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나 성과 없이 ‘신경전’ 수준에 그쳤다. 노조는 기본급 대비 9.1% 인상안과 성과급 및 무상주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경영 상황을 볼 때 무리라고 맞서고 있다.

기아차 노조도 기본급 9.1% 인상과 특근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 측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라는 입장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노사 갈등으로 신차 출고에 차질을 빚은 일이 있어 회사 측은 이런 분위기가 임금협상에도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GM대우 노사는 19일 임금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했으며, 쌍용자동차 노사도 임단협 협상 중이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 요구안(기본급 대비 10% 인상)보다 많은 10.5%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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