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성급한 환매보다 장기투자를

  • 입력 2006년 1월 2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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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주 연속 오르던 주가가 지난주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주식형펀드 가입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목돈을 한 번에 맡긴 거치식펀드 가입자는 물론 매달 돈을 넣는 적립식펀드 투자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23일 각 은행에는 주식 관련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은행 직원들은 “충동 환매(펀드를 팔아 현금화하는 것)는 오히려 더 위험하다”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지난주에 이어 주가 폭락세가 이어지자 환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 팀장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대부분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라면서 “막차를 탄 것이 아니냐며 막무가내로 환매를 요구하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우리은행의 하루 환매금액은 3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신규 판매에서 환매를 뺀 금액도 지난주 초 하루 150억 원에서 지난주 말에는 115억 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오래전에 펀드에 가입해 최근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고객들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 조정을 더 기다려 새로 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씨티은행 이건홍(李建홍) 압구정씨티골드지점장은 “적립식펀드는 지금처럼 주가가 떨어졌을 때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여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다만 거치식펀드 투자자는 일부 수익률을 현금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姜敞熙) 소장은 “이번 주가 폭락으로 ‘분산 투자가 주가 하락 국면에서 위력을 발휘한다’는 진리를 투자자에게 새삼 일깨워 줬다”고 평가했다.

펀드를 한곳에 몰아넣지 말고 주식형, 채권형,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골고루 나눠 투자하고 시기도 분산해야 한다는 것.

강 소장은 “충동 환매는 충동 투자만큼 위험하다”며 “오히려 지금이 여러 종류의 펀드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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