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식 재미보셨나요…내국인 금융자산 증시서 195兆늘어

  • 입력 2006년 1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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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늘어난 내국인(기관투자가 포함)의 부(富)가 19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약 800조 원)의 25%,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추정치)의 28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증시 활황을 바탕으로 10년 장기 호황을 누렸던 미국처럼 ‘자산 효과(wealth effect)’가 한국에서도 나타날지 주목된다.

본보 취재팀이 증권선물거래소와 코스콤(옛 증권전산), 증권예탁결제원, 자산운용협회 등의 도움을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 등 내국인이 증시에서 새로 얻은 부는 모두 194조974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04년 증시에서 늘어난 부 38조331억 원에 비해 413% 늘어난 것. 내국인 가운데 기관투자가를 뺀 순수 개인투자자가 증시에서 직간접 투자로 벌어들인 돈은 60조 원을 넘는다.

개인투자자는 직접투자를 통해 53조2992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배당금 1조6667억 원과 주식형 및 혼합형 펀드에 투자해 얻은 수익 5조9797억 원을 합하면 가계 금융자산은 증시에서만 60조9456억 원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가구를 1590만 가구(2005년 통계청 집계)로 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383만 원을 증시에서 번 셈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97조8340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증시를 통한 부가 크게 늘면서 한국 경제의 중심축이 제조업에서 금융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국민의 금융자산이 늘어나고, 국민은 증가한 소득으로 소비를 늘릴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경기가 활성화되는 이른바 자산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오랫동안 굴뚝 산업이 주축이던 한국 경제의 무게중심이 증시 중심의 금융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李鐘雨)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늘어난 부가 당장 소비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소비심리를 자극해 경기 활성화의 단초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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