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고추가 맵다” 강소株힘찬 출발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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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증시에서 중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증시 개장일이었던 2일 코스닥지수는 25포인트 이상 오르며 720 선에 안착했다. 3일에도 코스피지수가 0.4%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으로 코스닥지수는 1.11%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또 거래소시장에서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더 많이 올랐다.

지난해 증시를 달군 이른바 ‘중소형주 효과’가 새해 벽두부터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부터 많은 전문가는 “새해에는 중소형주보다 정보기술(IT)과 금융주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형주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지난해처럼 장기간 이어지는 하나의 추세일까.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대형주 장세” 전문가 예상 뒤집은 ‘반란’

지난해까지 중소형주가 갖고 있던 최대 장점은 ‘주가가 싸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증시에는 회사의 보유 자산이 2000억 원인데 시가총액은 1000억 원도 안 되는 종목이 수두룩했다.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증시에 자금이 몰려들었고 이 돈은 자연히 싸게 거래되는 중소형주에 집중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어지간한 중소형 우량주는 연초에 비해 주가가 갑절로 올라 버렸다. 더는 ‘절대 주가’가 싼 종목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이 올해 대형주 쪽에 더 무게를 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중소형주는 나름대로 강점이 있다. 절대적으로 가격이 싼 시기는 지나갔지만 그렇다고 지금 주가가 대형주처럼 미래 실적까지 미리 반영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는 보통 3∼6개월가량의 미래 실적이 주가에 반영된다.

하지만 지금 중소형주의 주가는 겨우 과거 실적이 반영됐을 뿐 미래 실적까지 주가에 반영되지는 않은 단계라는 분석이 많다.

○ 실적따라 주가 차별화 진행될 듯

비록 연초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처럼 중소형주가 압도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소형주 강세 현상이 1월 전체 시장의 흐름으로 정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가격 수준이라면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고 유통 물량도 충분한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유리하다는 것.

실제로 중소형주 펀드의 높은 수익률에 기를 못 폈던 대형주 펀드 수익률이 지난해 말부터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소형주를 마냥 무시할 이유도 없다. 중소형주 가운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보석 같은 종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중소형주는 최근 증시에서 나타나듯 주가가 한번 탄력을 받으면 대형주보다 훨씬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일단 ‘옥석(玉石) 가리기’에만 성공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동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중소형주면 무조건 오르는 추세가 나타났지만 올해부터는 철저히 미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정면 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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