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LGT,발신자 번호 표시 서비스 ‘냉가슴’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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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이동통신업계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시작됐다.

SK텔레콤은 월 1000원을 받던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 요금을 1일부터 무료화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1000원, 2000원인 CID 요금의 무료화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는 그동안 SK텔레콤에 비해 요금이 싸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이제는 그런 장점이 없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SK처럼 CID 요금을 무료화하면 수익성이 나빠지고, 요금을 그대로 유지하자니 가입자 이탈이 걱정스러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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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불을 댕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신문광고를 통해 CID 요금 무료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 광고에는 KTF, LG텔레콤과의 요금을 비교한 문구가 들어 있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SK텔레콤은 단계적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된 2004년 1월부터 작년 6월까지 200만 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반면 새로 유입된 가입자는 170만 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적어도 30만 명의 고객을 더 끌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동영상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고객의 95%가 이용하는 CID 요금의 무료화는 사실상 기본요금 인하의 성격을 갖고 있어 경쟁사와 커다란 차별화 요소가 된다.

SK텔레콤은 “시장 상황을 봐 가며 추가적인 마케팅 활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깊어가는 KTF와 LG텔레콤의 시름

KTF와 LG텔레콤은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는 CID 무료화에 따른 충격이 크기 때문에 쉽게 무료화 결정을 할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CID 매출은 KTF 930억 원, LG텔레콤 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전체 순이익이 KTF 5000억 원, LG텔레콤 2500억 원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CID 요금 무료화는 수익성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CID 서비스는 추가적인 투자 없이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료화 정책은 CID 매출액만큼 영업이익의 감소로 이어진다.

SK텔레콤은 순이익이 약 1조6500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CID 무료화로 약 2000억 원의 영업이익이 줄더라도 KTF와 LG텔레콤에 비해서는 충격이 작은 편이다.

LG텔레콤은 “CID 요금을 완전히 무료화하기보다는 여러 부가서비스를 한데 묶어 패키지로 팔면서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TF는 “SK텔레콤의 무료화에 따른 고객 반응과 가입자 이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을 봐 가며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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