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의 적’ 가려움 잡아주세요

  • 입력 2005년 11월 15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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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려워서 공부를 못하겠어요.”

주부 강모(38·서울 노원구 상계동)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된 아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처음에 호통을 쳤다. 강 씨에게는 성적이 떨어진 이유를 가려움 때문이라고 하는 게 군색한 변명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강 씨는 아이의 팔을 보고 놀랐다.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분에 검붉은 딱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강 씨는 아이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려움이 학습 효과 저해”=아토피피부염은 환자의 60% 정도가 첫돌 이전에 발생한다. 30%는 1∼5세에 생긴다. 10세 이후가 되면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나 최근 이런 경향이 바뀌고 있다. 10세 이후에도 아토피가 많이 생기며 심지어 성인이 된 뒤에 뒤늦게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 강 씨의 아이도 어렸을 때 아토피피부염을 앓았었지만 크면서 증상이 사라졌다.

아토피의 가장 흔한 증세는 가려움증. 아이들은 주로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분에 가려움증이 많이 나타난다. 처음에 무심코 긁다가 증세가 악화돼 나중에는 가려워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심한 가려움증은 아이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또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지속된다. 가끔은 대인관계를 기피할 정도로까지 악화된다. 결국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피부 건조부터 잡아라=굳이 아토피가 아니더라도 요즘 같은 날씨엔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일단 기온이 떨어지면 신진대사가 여름처럼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피부 보호막 역할을 하는 피지 분비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또 대기 자체가 건조하다. 여기에 난방 기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피부는 더욱 건조해진다. 피부 건조를 막으려면 실내에 화초를 키우거나 공기청정기 또는 가습기를 사용하도록 하자. 화장실 문을 열어 두거나 어항을 갖다 놓는 것도 좋다. 다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 원인인 집먼지진드기는 75∼80%의 습도에서 번식력이 가장 왕성하기 때문에 너무 습한 환경은 좋지 않다.

많이 씻는다고 해서 피부 건조를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잦은 샤워는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하루 1번만 10분 이내에서 26∼27도의 미지근한 물에 씻기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 주자. 땀을 잘 내보낼 수 있도록 면 소재의 옷을 입히는 게 좋다. 꽉 조이는 옷도 피하는 게 좋다.

▽담배연기는 아토피에 치명적=아토피는 한두 번의 치료로 고칠 수 없는 병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실내온도와 습도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애완동물은 가급적 키우지 않는 게 좋다. 아빠가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운다면 당장 끊어라. 담배연기는 아토피에 치명적이다.

아이가 약을 제때 먹고 있는지, 또는 바르고 있는지를 확인하자. 일반적으로 항히스타민제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하며 스테로이드제는 부위별로 바른다. 스테로이드제가 아토피 증상을 빨리 다스린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2차 감염이나 피부 변색, 여드름 등의 부작용이 여러 번 보고됐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의사와 상담을 하도록 하자.

최근 ‘엘리델’ ‘프로토픽’ 등과 같은 면역억제제가 많이 사용된다.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이전 약을 쓴 환자에게서 암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암의 원인이 약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는 “아직까지는 이런 약들이 매우 안전하며 실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약의 사용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완대체의학자들은 감자 전분과 소다수를 혼합한 물에 20분 정도 목욕하면 아토피 증상이 많이 완화된다고 말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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