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맥킨지 서울사무소 베어 대표가 본 한국경제

  • 입력 2004년 12월 31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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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과도한 규제를 풀고 서비스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미국계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스테픈 베어 서울사무소 대표(사진)는 지난해 12월 31일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이 경쟁력을 빠르게 상실해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투자하기 어려운 나라로 만드는 여러 요인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어 대표는 “임금수준은 중국의 9배 정도로 높고 복잡한 행정절차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노사관계는 세계 최악의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기업의 투명성은 많은 경쟁국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는 힘들다는 것.

그는 한국의 내수부진의 원인으로 부유층 소비에 대한 적대감, 증시침체와 부동산시장 냉각 등을 들었다.

또 “저소득층의 소비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이기 위한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향후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한국의 수출이 (반도체 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 집중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들 품목을 주로 수입하는 국가들의 경제가 둔화되면 한국의 수출도 함께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주력산업 내 고부가가치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베어 대표는 충고했다.

베어 대표는 외국자본에 대한 한국사회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 “한국에 투자한 외국기업들은 ‘한국인들은 외국자본을 원하지만 외국인들이 투자로부터 정당한 수익을 거두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곤 한다”고 전했다.

한국기업의 국제경쟁력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충고’를 했다. “한국은 전자 조선 등 몇몇 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을 잘 아는 글로벌 경영자를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문화를 도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스테픈 베어 대표 약력▼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생(51세)

▽남아프리카공화국 나탈대 학사(통상)

▽미국 툴레인대 석사(MBA)

▽맥킨지 입사, 북미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근무

▽맥킨지 토론토사무소 대표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2004년 1월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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