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 중소형 아파트도 부담 커져

  • 입력 2004년 11월 16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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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사당동 현대아파트 21평에 사는 최모씨(37)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에 따라 며칠 전 자신이 내년에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해 보고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국세청 기준시가를 조회한 뒤 세율을 곱해 보니 내년에 14만2500원의 재산세를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올해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로 낸 8만6830원의 세금보다 무려 64.1%나 오르는 것이었다.

보유세 개편이 세 부담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정부 말만 믿고 자신의 세금은 깎아줄 것으로 짐작했던 최씨는 울화가 치밀었다.

“한달 월급 160만원으로 빠듯하게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시세가 1억6000만원 정도인 아파트에 사는 내가 ‘세 부담 증가 50% 상한제’를 적용받을 만큼 세금이 오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서울 강북 등 수도권의 중소형 아파트에 사는 납세자들 사이에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발표와 달리 서울 강남 이외 지역 아파트들의 세 부담도 급증한다는 점 때문에 벌써부터 조세저항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시세 1억원 안팎 아파트 세금도 ‘50% 상한선’까지 오른다=정부는 11일 종합부동산세와 통합재산세 세율을 발표하면서 △서울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세금이 오르고 △서울 강북과 수도권은 약간 오르며 △대형 위주로 지방 아파트 세 부담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보가 서울 강북과 수도권 아파트 10곳을 무작위로 뽑아 올해 보유세와 내년 세금을 비교해 본 결과 ‘세 부담 증가 50% 상한제’를 적용받을 만큼 많이 오르는 곳이 4곳이었다.

국세청 기준시가가 1억∼1억5000만원인 5곳의 아파트 가운데 세금이 줄어드는 아파트는 한 곳도 없었으며 2개 아파트의 세금 증가율은 ‘50% 상한선’을 넘어섰다.

시세가 1억원 안팎에 불과한 기준시가 1억원 미만인 4개 아파트 가운데 1곳은 세금 증가율이 53.7%에 이르렀다.

이처럼 중소형 아파트까지 보유세 부담이 오르는 것은 과세표준(課稅標準·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그만큼 상향조정되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번 보유세 개편으로 세 부담이 오르는 주택이 30%, 내리는 곳이 70%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지만 전문가들은 세 부담이 오르는 곳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로 붙는 세금까지 합치면 보유세 부담 훨씬 늘어난다=지방교육세(재산세액의 20%) 도시계획세(기준시가의 0.15%) 공동시설세(세금부과 기준 미정, 세율은 0.05∼0.13%) 등을 감안하면 주택 보유자가 내야 하는 세 부담은 훨씬 증가한다.

지방교육세의 경우 지금도 재산세의 20%를 물리고 있지만 내년에 재산세가 오르면 그만큼 지방교육세도 따라 오르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례로 발표한 재산세액은 모두 지방교육세 등 부가세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며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세금이 오르는 곳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형 단독주택 세 부담도 높아질 듯=정부는 보유세를 개편하면서 아파트는 국세청 기준시가를 토대로 세금을 매기되 단독주택은 건교부가 내년 4월에 발표하는 ‘공시가격’을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단독주택 재산세 등을 산정할 때 시세의 30∼40% 수준인 ‘지방세 과세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에 비해 건교부가 발표하는 공시가격은 시세의 70∼8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과세표준이 올라가므로 세율이 다소 낮아졌다고 해도 재산세 부담은 그만큼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의 보유세 증감 내용
아파트(평형)국세청 기준시가(만원)올해 보유세(원)내년 통합재산세(원)증감률(%)
경기 군포 백두(35)20,00092,000250,000171.7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24)15,00078,030111.4165,000
서울 동작구 사당동 현대(21)13,50086,830142,50064.1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현대(15) 8,55044,390 68,25053.7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태승훼미리(26)13,10094,930136,50043.7
서울 동작구 흑석동 청호(26)11,40094,440111,00017.5
경기 고양시 일산 쌍용(22) 9,00065,000 75,00015.3
서울 노원구 상계7동 주공(24)10,50096,830 97,5000.7
서울 은평구 응암동 신동아(22) 7,50060,160 56,250-7.1
서울 도봉구 방학동 벽산1차(19) 7,05058,140 52,875-9.0
올해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합친 것. 지방교육세 등 부가세는 뺀 것임. 내년 재산세액은 세부담 증가가 전년 대비 50%를 넘을 수 없는 상한제를 고려하기 이전 액수임.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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