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마음까지 읽어라”…수입차업체, 상담 딜러교육 강화

  • 입력 2004년 11월 1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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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반응을 보이다니 역시 D타입이야.”

“절차를 따지는 것을 보니 C타입 아니야?”

요즘 볼보자동차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일이 화두다. 사내(社內)에서는 소위 ‘디스크(DISC)’ 방식으로 불리는 D(Domination), I(Influence), S(Steadiness), C(Conscientiousness)의 4가지 타입에 맞게 각자의 성격을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볼보코리아는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 차원에서 영업사원들에게 성격테스트를 받도록 했다. 고객의 성향을 알기 전에 자신을 먼저 알아야 성공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다는 것.

수입차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딜러들의 마케팅 활동도 치열해지고 있다. 주로 상류층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딜러들의 역량이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 점을 고려해 딜러 교육과 서비스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는 추세다.

볼보코리아는 이를 위해 교육컨설팅회사인 아그막과 손잡고 DISC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볼보코리아 이향림 사장은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효과는 작지만 사람의 성격을 읽게 되면 상대방의 반응이나 요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딜러망을 갖고 있는 BMW도 딜러 교육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300여명의 영업사원들은 자체적으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차량의 장단점과 타사의 영업전략, 고객 유형별 상담화법 등을 공부한다.

상담화법의 경우 ‘심사숙고형 고객’에게는 상세한 상품설명과 경쟁사 제품 지식 등을 찬찬히 설명하고 성격이 급한 고객에게는 핵심적이고 간결하게 설명하라는 식의 지침을 준다.

몸과 마음을 다해 뛰는 딜러를 만난 고객은 영업서비스 이상의 ‘선물’을 받기도 한다. BMW의 한 영업사원은 아내와 사무적으로 전화를 하는 치과의사 고객을 보고 여성이 좋아할 만한 선물과 큰 꽃바구니를 집으로 보냈다. 또 다른 영업맨은 전시장을 찾은 산모에게 건강 여부를 묻거나 아기에게 필요한 내용 등을 알려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판촉용 우편물(DM) 등을 계속 보냈다. 이들 고객은 며칠 지나지 않아 차량 구입 계약을 했다.

렉서스 영업사원들도 2인1조가 고객과 영업사원으로 나눠 진행하는 ‘롤플레잉’ 교육을 통해 스스로 고객이 돼 보는 과정 등을 거친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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