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삼성전자 이전효과’ 톡톡… 올해 일자리 3000개 생겨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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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이 심각한데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고 가족들이 너무 좋아해요. 삼성전자 때문에 음식점들도 장사가 잘 된대요. 광주 사람들 얼굴이 환해졌어요.”

11일 광주(光州)의 하남산업단지에 있는 삼성광주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서 만난 박선유(朴善宥·18·여)씨. 그는 광주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생산기지로 자리를 굳히면서 달라진 점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했던 광주의 지역경제에 ‘삼성전자 이전(移轉)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또 광주시가 삼성전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새로운 ‘산관(産官)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까지 광주를 ‘세계적 첨단 생활가전의 메카’로 육성하고 올해에만 1000억원 이상을 광주에 투자하겠다고 9월 말 발표했다.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부가가치 가전제품의 생산을 집중해 광주시를 ‘유비쿼터스 생활가전’의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지역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조9000억원인 삼성광주공장의 연간 매출은 내년에 3조원 정도로 늘어날 전망. 또 삼성전자와 함께 이전한 30여개 협력업체 등을 포함해 3000여개의 일자리가 이 지역에서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삼성전자의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2년여에 걸쳐 집요한 노력을 기울였다. 2002년 10월에 ‘투자유치기획단’을 만들고 삼성전자의 현직 해외마케팅 전문가인 고병원(高炳元) 차장을 2년간 한시적으로 영입해 단장직을 맡겨 ‘삼성전자와의 대화’를 상설화했다.

또 평동 산업단지에 4만8000여평을 삼성전자 협력업체를 위한 단지로 조성해 평당 8만원의 싼 가격에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10월 30일을 ‘삼성의 날’로 정해 금남로 등에서 대규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채동석(蔡東錫) 삼성전자 호남본부장은 “광주시가 적극적 ‘행정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해외 공장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은 “이 시대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최대의 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라며 “‘기업이 살아야 시민이 산다’는 자세로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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