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공행진에 정유사들 "올해만 같아라"

  • 입력 2004년 8월 2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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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이익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원재료인 원유가격이 오르는 것보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 완제품 가격이 더 많이 오르기 때문.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수출물량이 많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정유사들, 올해만 같아라=SK㈜는 올 상반기(1~6월) 매출액은 7조965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11% 늘어났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748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322억원)보다 466% 늘어났다. 순이익은 7235억원으로 10배나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반기 매출액은 2조9000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 순이익 22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의 2배, 순이익은 2.6배 수준이다.

LG칼텍스정유와 에쓰오일은 아직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4분기(1~3월) 순이익은 각각 1976억원, 1932억원이나 된다.

이에따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정유사 직원들은 보너스 잔치에 들떠 있다.

SK㈜는 상반기 결산후 250%, 에쓰오일은 30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순이익이 2000억원이 넘으면 특별보너스 1000%를 주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석유마진폭이 커진다=정유사는 원유를 수입, 정제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를 생산한다. 따라서 판매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제조경비를 뺀 정제마진이 중요한데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마진폭이 높아졌다.

SK㈜는 상반기 석유제품의 정제마진이 1배럴당 7달러에서 7.5달러로 높아졌다. 특히 국내 판매제품은 9.2달러에서 10.4달러로 올라간 반면 수출제품은 4.7달러에서 4.5달러로 내려갔다. 국내 가격인상폭이 수출가격 인상폭보다 컸다는 것.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원유가격이 올라가면 석유정제마진이 올라가 정유사의 수익성이 좋아진다"며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석유 및 화학제품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몫 했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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