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와 함께 커야죠” 대기업들 지원 잇따라

  • 입력 2004년 6월 2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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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상북면에 있는 상신정밀은 22일 휴대전화 전지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인 니켈을 구하지 못해 납기를 맞추지 못할 상황이 생겼다.

구매 담당자는 사장에게 보고했지만 임원들도 묘안을 찾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기업인 삼성SDI의 협력업체 지원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삼성SDI 지원센터는 즉각 다른 협력업체의 수요까지 조사한 뒤 다음날 원료를 확보해 주었다.

상신정밀 강정수 부사장은 “며칠을 고심하던 문제가 대기업의 정보망으로 금방 풀렸다”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들의 협력업체 지원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SDI는 16일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임직원과 협력회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회사 지원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전략구매본부 1층에 200평 규모로 마련된 협력회사 지원센터에는 전담 직원 6명이 상주하면서 협력사의 의견과 불만을 접수한 뒤 처리한다.

삼성SDI는 환경경영체계 구축과 차기 경영자 교육지원, 신기술 신공법 개발 및 라인 증설시 자금대출 등도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달 초 ‘경영혁신 컨설팅 발대식’을 갖고 협력업체에 대한 경영컨설팅 지원을 확대했다. 경영컨설턴트를 6명에서 20명으로 늘리고 3년간 생산관리 및 품질보증체계, 목표관리, 결산체계 구축 등 경영 전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업체 지원을 전담할 ‘구매선진화그룹’을 발족했다. 상무급 임원을 부서장으로 협력업체 지원업무만 담당하는 인력이 50명이 넘는다. 이들은 장비 부품 분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협력업체의 기술이나 생산, 경영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

현대자동차도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와 동반 성장을 위해 4년간 6조5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수출 장벽이나 규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목적도 들어 있다. 납품 받은 부품에 문제가 생겨도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

중소기업연구원 류재원 동향분석실장은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상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백번 옳은 일”이라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함으로써 중소기업에 대해 불공정 행위를 일삼는 행위를 자제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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