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소비-투자 바닥세…나랏빚 165조 사상최대

  • 입력 2004년 6월 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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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현상이다. 수출은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소비와 투자 등 내수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9% 증가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소비와 투자는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소매 판매는 4월에 0.9% 감소했다. 도매업은 1.6% 증가에 거쳐 도소매 판매는 전체적으로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4월에 자동차 판매는 12.9%나 줄었다.

최종 판매에 초점을 맞춘 ‘산업활동 동향’의 도소매 판매와 달리 부가가치 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서비스업활동 동향’의 도소매업 생산은 4월에 0.3% 줄어 두 달째 마이너스였다. 이 지표는 지난해 3월 이후 올 2월만 제외하고 계속 감소했다.

4월 설비투자는 2.5% 줄어들어 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설비투자는 지난해 7월에 8.0% 감소한 뒤 지난해 10월(1.5%)과 올해 2월(0.5%)을 제외하고는 줄곧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설비투자 격감은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 자체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핵심 요인이다.

여기에 국내 경기를 받쳐온 부동산 건설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비상시에 마지막 카드로 써야 할 정부 재정이 급속히 나빠지는 것도 문제다.

한국의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현재 사상 최대 수준인 165조7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증가액은 32조960억원으로 역시 최대 규모였다. 재정은 일반회계 기준으로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적자재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올해 세수(稅收)에도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재정악화는 당분간 개선되기 쉽지 않은 구조여서 중장기적으로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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