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3개월만에 다시 파업]운송차질…또 발묶인 경제

  • 입력 2003년 8월 2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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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전면 운송거부가 시작된 21일 경기 의왕시 경인내륙컨테이너기지에 컨테이너 운반용 화물차들이 멈춰 서 있다. 화물연대 경인ICD위수탁지회 소속 화물차 운전사 320여명과 화물연대 경인지부 소속 3200여명이 운송을 거부함에 따라 경인ICD의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이날 평소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왕=이훈구기자
화물연대의 전면 운송거부가 시작된 21일 경기 의왕시 경인내륙컨테이너기지에 컨테이너 운반용 화물차들이 멈춰 서 있다. 화물연대 경인ICD위수탁지회 소속 화물차 운전사 320여명과 화물연대 경인지부 소속 3200여명이 운송을 거부함에 따라 경인ICD의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이날 평소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왕=이훈구기자
《21일 화물연대가 다시 전면 운송 거부에 돌입함에 따라 산업계는 5월의 물류대란 악몽을 떠올리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는 이번 운송 거부가 수출 차질 및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최근의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부산항과 전남 광양항 등은 컨테이너 반출입이 크게 줄었고 많은 공장에서 제품 출하가 중단되는 등 전국적으로 물류난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타이어=GM대우차는 운송 거부가 다음 주까지 계속되면 부품 조달과 수출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일부 부품을 미리 확보해 놓았지만 운송 거부가 길어지면 생산과 수출이 모두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광주와 전남 곡성에 공장을 둔 금호타이어는 “수입 자재는 10일 정도 재고가 있지만 수출품 운송이 걱정”이라고 밝혔다.

▽시멘트=쌍용양회는 강원 영월공장에서 하루 평균 4만t의 시멘트를 전국으로 수송해 왔지만 이날 오전부터 수송이 중단됐다.

충북 단양공장에서 하루 평균 1만1000t의 시멘트를 전국으로 수송하는 성신양회는 비조합원 차량 100여대를 풀가동하고 있지만 하루 수송량은 4000t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세아시멘트도 충북 제천공장에서 수송해야 할 하루 평균 2500∼3000t의 물량을 전혀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삼성전자는 수원 구미 등 대부분의 공장을 정상 가동했지만 광주공장에서는 컨테이너 차량 부족으로 냉장고 등 제품 출하에 차질이 생겼다.

LG전자는 수출품의 90%가량이 몰리는 부산항으로의 육로 운송 차질에 대비해 경남 마산항에서 부산항으로 배를 이용해 수출 컨테이너를 옮기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수출품을 화물열차로 돌리고 수입원자재는 항공편으로 받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조선 철강=원자재 수송을 거의 100% 육로수송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은 지난주부터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예고되면서 7∼10일치 재고물량을 확보했다. 대우조선은 2주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원자재 공급업체인 포스코는 해상운송을 활용하면 되지만 동국제강은 항구까지의 육상운송이 필요하기 때문에 납품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석유화학 섬유=LG화학은 내수용 제품 운송에 소형 화물차를 쓰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수출물량은 컨테이너 운송 외 대체 수단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섬유업체인 효성은 비화물연대 차량을 확보하고 수출항을 공장에서 가까운 울산항으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의왕기지 처리물량 평소의 40% 못미쳐▼

▽경인내륙컨테이너기지=수도권 컨테이너 수송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 의왕시 경인내륙컨테이너기지(ICD)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경인ICD의 컨테이너 처리 물량은 21일 오후 4시 현재 2099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하루 평균치(5511TEU)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화물연대 경인ICD위수탁(委受託)지회 소속 화물차 운전사 320여명과 화물연대 경인지부 소속 3200여명은 운송 거부를 선언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경인ICD에서는 물류회사 소속 또는 비조합원 화물차 118대만 운행했다. 이는 평소(490대)의 24% 수준이다.

▽부산항=화물연대 소속 트레일러들이 운행을 중단함에 따라 컨테이너 장거리 수송은 물론 부두간 환적화물 수송도 차질을 빚으면서 부산항 각 부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의 60∼80%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부두인 부산항 신선대부두는 반출입량이 하루 평균 4800TEU에서 2800TEU로 40% 정도 줄었다. 부산 자성대와 감만, 신감만, 감천, 한진, 3, 4부두 등도 반출입량이 20% 이상 감소했다.

부두 운영사들은 “파업에 대비해 장기 적체화물을 빼내 부두 내 장치율(컨테이너를 부두 내 야적장에 쌓아 놓을 수 있는 능력)이 40∼60%로 낮아졌기 때문에 화물 선적과 하역에 당장 지장은 없다”고 밝혔다.

▽광양항=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광양사업단에 따르면 이날 화물 반출입량은 2100TEU로 평소(3500∼3600TEU)의 60% 수준에 그쳤다.광양 컨테이너부두 6개 운영사 가운데 하나인 한진해운의 경우 평소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800∼900TEU였지만 이날 129TEU로 크게 줄었다.

경제부 사회1·2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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