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14일 상반기 실적 발표를 끝낸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8개 시중은행의 총당기순이익은 246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2조2186억원에 비해 88.9%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1640억원의 이익을 냈던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407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 조흥(―4192억원) 외환(―1466억원) 제일은행(―499억원) 등도 올해 적자로 반전됐다.
하나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는 각각 2267억원과 30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데 반해 올 상반기에는 1591억원과 1517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은행별 당기순이익 현황 (단위:억원) | ||
은행 | 2002년1∼6월 | 2003년1∼6월 |
국민 | 11,640 | -407 |
우리 | 2,086 | 5,597 |
하나 | 2,267 | 1,591 |
신한 | 3,060 | 1,517 |
조흥 | 539 | -4,192 |
한미 | 1,313 | 324 |
외환 | 753 | -1,466 |
제일 | 528 | -499 |
자료:각 은행 |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2086억원에서 올 상반기 5597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용카드 분사(分社)로 카드부실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조달원가가 낮은 통장예금이 큰 폭으로 늘면서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시중은행의 실적이 이처럼 나빠진 것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가 증가한 데다 SK글로벌 사태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
가계대출 연체율의 경우 대부분의 은행들이 지난해 상반기 말 1% 미만에 그쳤으나 올 상반기 말에는 크게 높아졌다. 국민(2.66%)과 조흥은행(2.15%) 등이 2%대를 나타냈고 나머지 은행들도 1% 중반대로 상승했다.
3개월 이상 연체 중인 ‘고정이하 여신’ 비율도 껑충 뛰었다.
조흥은행은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작년 말과 올 3월 말에는 각각 3.75%에 머물렀으나 6월 말에는 4.41%로 0.66%포인트나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2.89%에서 올해 3월 말 3.38%, 6월 말 4.35%까지 치솟았다. 신한 하나은행도 작년 말 각각 1.42%와 1.74%로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올해 6월 말 각각 2.55%와 2.74%로 급등했다.
LG증권 백동호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신용카드 부실 문제가 크게 개선된다거나 이자수익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은행들의 하반기 실적도 상반기에 비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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