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빅3' 못들면 죽는다

  • 입력 2003년 3월 5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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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점유율의 70%를 차지하는 이른바 '빅3 법칙'이 한국 경제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통계청의 광공업 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산업별 평균집중률' 분석에서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70%가 넘는 산업이 2000년 기준으로 전체 조사대상 484개중 19.2%인 93개로 나타났다.

산업규모를 고려한 '가중 평균집중률'은 5000억∼1조원 규모시장은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36%로 낮았으며, 1조∼5조원은 40%, 5조원 이상 산업은 69%로 규모가 커질수록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과 관계없이 출하액 기준으로 상위 100대 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년이후 꾸준히 증가해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5.9%까지 치솟았다. 이후 연속 2년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하락하며 2000년에는 44.8%에 그쳤다.

연구를 담당한 KDI 이재형 연구원은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산업집중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일반적으로 경제규모가 클수록 집중도가 낮은 경향이 있어 한국의 적정 집중도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자동차, 음료, 반도체 등 주요 경쟁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업종별로 상위 3개사가 시장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고 이를 '빅3 법칙'이라 부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서울사무소 이병남 부사장은 “빅3 법칙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차원에서 확인되고 있는 현상으로 컨설팅 업계에서는 이미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한국시장도 이제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이 법칙의 예외지역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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