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790곳 설문]올 수출악화 요인 환율하락 1순위

  • 입력 2003년 2월 17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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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역업계는 올해 수출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 주요 원인으로 원화환율 하락, 중국의 시장잠식, 유가급등 등을 꼽았다.

17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수출정책 수요 조사에 따르면 수출전망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36.8%에 달해 ‘호전’을 점친 기업(32.6%)보다 많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53.1%가 악화 전망을 내놓아 중소기업(35.3%)보다 올해 수출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수출기업 790개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5.1%는 올해 수출환경이 나빠지는 가장 큰 요인으로 원화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꼽았다.

수출기업들이 바라는 적정 환율은 1216원 정도로 요즘의 1200원대와는 차이가 있으며, 만약 환율이 1160원대로 떨어진다면 응답업체의 17.5%는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환율하락에 이어 중국의 시장잠식(32.2%)과 유가급등(18.3%)도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중국의 급부상을 우려하는 업체들은 전기전자, 섬유분야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으며 유가급등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이 주로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철폐에 대한 요구가 21.5%로 가장 많았다.

해외마케팅 지원(19.8%), 물류체계 개선(12.4%), 기술투자 여건 조성(7.2%), 노사안정(6.9%) 등도 주요 요구사항으로 꼽혔다.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실현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7%가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커다란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역협회 무역진흥팀의 김재숙 팀장은 “최근 기업투자 둔화, 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출환경 전망도 지난해 말에 비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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