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출자전환]대출많은 은행들 큰 타격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43분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외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의 이해득실은 어떻게 될까?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크다. 출자전환에 해당되는 금액만큼 이자를 받을 수 없게 되는 데다 출자전환으로 받게 되는 주식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출자전환을 통해 현대건설을 살리기로 한 만큼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도 지게 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현대건설의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엔 대출금의 원리금을 제대로 상환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가상승에 따른 자본차익(Capital Gain)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려면 출자전환 금액이 충분해야만 한다.

외환은행 등 8대 은행의 현대건설에 대한 여신은 작년 말 현재 1조1408억원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4325억원이나 돼 출자전환에 따른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에 대한 대출을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어 충당금도 그다지 많이 쌓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빛은행은 2182억원을 대출하고 있으며 충당금은 764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국민은행(1319억원)과 하나은행(1222억원)도 대출금이 상대적으로 많아 출자전환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박영환 연구위원은 “출자전환은 부채규모를 줄여 현대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게 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1조원 정도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건설은 회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출자전환 규모가 2조원 정도가 돼야 현대건설의 부채가 3조원 아래로 떨어지고 회생할 것”이라며 “1조원 안팎의 출자전환은 은행에 부담으로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출자전환 규모가 충분치 않을 경우 회생이 힘들어 대출금이 많은 은행들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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